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바이오 산업 주 52시간 적용 제외
고동진, “첨단산업 경쟁력 제고 필요”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이 첨단산업 연구개발 인력에 주 52시간 적용을 제외하는 법을 발의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서 노동시간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반도체 업계의 요구를 반영한 법안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연구개발 투자 대비 인력이 부족했던 국내 기업들에 긍정적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이차전지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연구개발(R&D) 업무 근로자의 ‘주 52시간 규제 적용제외’를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 위원회 소속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첨단산업 업종 근로자의 노동시간 유연화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법안은 전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국회에서 ‘첨단산업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고동진 의원이 낸 법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고 의원은 지난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유럽연구소장, 무선사업부 기술전략팀탕, 무선사업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2월까지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선된 고 의원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안(이하 반도체특별법)’을 대표 발의하며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동진 의원은 “일률적이고 획일화된 근로시간 제도로 인해 R&D 생산성이 저하되고, 글로벌 시장환경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는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도체 등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선 근로 유연성을 보장토록 해 우수 인재들이 근로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과 그에 걸맞은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근로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첨단산업 노동시간 경직성이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주 40시간의 법정 근로시간을 운영 중이지만, 연장 근로시간에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일본은 지난 2019년부터 ‘고도 전문직 제도’를 시행해 R&D 등에 종사하는 고소득 근로자는 근로시간 규제를 받지 않도록 했다.
중국의 테크 업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6일 간 일하는 일명 ‘996’ 문화를 넘어, 24시간 동안 주 7일 일하는 것을 뜻하는 ‘007’ 근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특히 고 의원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현행 주 52시간 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동진 의원실은 5일 <녹색경제신문>에 “격화하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나라의 첨단산업 경쟁력이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환경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특별법에 이어 해당 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R&D 분야에 전년대비 15% 늘어난 28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조1000억원 가량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주 52시간 예외 적용법이 투자 재원을 활용할 인력 수급·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내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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