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알리 맞손] ③지분출자 '지마켓' 기업가치는

2025-01-09

신세계그룹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으며 2025년 이커머스 시장에 변화를 예고했다. 각각 5:5로 출자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올해 중에 설립하고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시킨다. 이러한 전략이 쿠팡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에 FETV는 신세계와 알리바바그룹 간 동맹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FETV=김선호 기자] 신세계그룹의 주요 계열사 이마트는 2021년 지마켓 지분 80.01%를 매입하는데 약 3조5591억원을 투입했다. 3년 뒤인 2024년 12월 알리바바그룹과 합작해 신설하는 ‘그랜드오푸스홀딩’에 지마켓 지분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지마켓 기업가치가 주목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이마트는 특수목적법인(SPC) 에메랄드SPV 지분 100%를 취득하는데 3조5591억원을 투입했다. 에메랄드SPV는 이를 기반으로 지마켓 지분 100%를 소유한 아폴로코리아 유한회사 지분 80.01%를 인수했다. 총 기업가치(100% 지분)로는 4조4500억원 수준이다.

이러한 인수합병(M&A)가 이뤄진 2021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이마트는 종속기업인 에메랄드에스피브이가 시너지 창출을 통한 시장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EBAY KTA(UK)로부터 이베이코리아(지마켓) 지분 100%를 보유한 아폴로코리아 지분 80.01%를 취득했다고 기재했다.

지마켓 지분 80.01% 인수를 위한 이전 대가로 현금 3조5591억원을 투입했다. 그중 식별가능 순자산의 공정가치와 비지배지분(2699억원)을 제외한 영업권으로 2조4788억원을 계상했다. 이마트가 지마켓을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키는데 웃돈 2조4788억원을 들였다는 의미다.

해당 영업권은 현금창출단위(집단)별로 배분되어 장부에 기재된다. 이마트는 지마켓 지분 100%를 보유한 아폴로코리아를 현금창출단위로 인식하고 영업권을 회수가능가액으로 기재한 후 향후 5~10년 간 세전현금흐름추정치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이마트는 현금창출단위 아폴로코리아의 매출성장률 21.3~24.8%, 영구성장률 1%, 할인율 12.1%를 적용했다. 매출성장률은 추정매출성장률, 영구성장률은 영구적으로 일정한 성장률, 할인율은 예상현금흐름에 적용된 세전할인율이다.

지마켓이 이러한 예측에 맞춰 지속 성장을 이뤄낸다면 영업권에 변동이 없지만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면 이에 따른 손상차손이 반영된다. 이로 인해 이마트가 인식한 아폴로코리아 영업권은 2022년 2조4768억원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2022년에 아폴로코리아의 향후 현금흐름추정치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때 적용한 매출성장률은 6~9.9%다. 전년에 비해 매출성장률이 14.9~15.3%포인트가 하락했다. 매출액이익률도 2021년 23.6~28%에서 2022년 –7.2~33.3%로 수익 전망치 범위를 넓혔다.

이러한 가정치 변경을 통해 지마켓 지분 100%를 보유한 아폴로코리아의 영업권은 2022년 말 2조4768억원에서 손상차손이 추가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마켓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한 1조19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21억원으로 51% 줄어들기는 했지만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지마켓을 포함한 에메라드SPV의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7335억원(16.4% 감소), 675억원(42.4% 감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42.4% 감소했다.

지마켓이 매출 감소 속에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손실을 줄이는 데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실적을 보면 지마켓의 기업가치는 이마트 인수 당시보다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M&A 이전 2020년 지마켓(옛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지마켓의 지분 100%를 알리바바그룹과 합작해 신설하는 그랜드오푸스홀딩에 출자해 50%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마트의 종속기업 아폴로코리아가 지마켓 지분,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 인터내셔널이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책정한 합작사 그랜드오푸스홀딩의 기업가치는 약 6조원이다. 알리바바그룹은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 이외에 자금 3000억원을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보면 지마켓 기업가치를 3조원 가량으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사 설립 협상에 앞서 EBAY KTA(UK)가 보유한 아폴로코리아 지분 19.99%를 매각했다. 해당 지분을 인수한 측에서도 지마켓 지분을 합작사 그랜드오푸스홀딩에 출자하는 것에 동의하면서 신세계‧알리바바그룹 간 맞손을 잡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아폴로코리아 지분 19.99%의 인수가도 지마켓 기업가치 책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합작사 설립 결정 직전 이뤄진 거래로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을 자회사로 두게 되는 그랜드오푸스의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알리바바와 합작투자계약 및 관련 사업협약을 체결해 합작법인을 통해 온라인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을 국내에서 수행할 계획”이라며 “지마켓 지분 출자에 따른 처분금액 등은 법원의 심사 결과에 따라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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