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정, 정치셈법으로 지자체 흔들어”

2025-11-12

국힘 소속 시·도지사 연석회의서 성토

오세훈 “주택 등 정책공조 등 패싱해”

李대통령 첫 중앙지방협력회의 개최

내년예산에 지방우선·우대 원칙 강조

내년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한자리에 모인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정부와 여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패싱, 권력 사유화, 야당 단체장 견제 등을 거론하며 중앙정부의 지방 홀대와 정치적 간섭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기획단과 시도 광역단체장 간 연석회의‘에서 “정권과 민주당은 서울시정을 무도하게 공격하며 이른바 ‘오세훈 죽이기’에 본격 돌입했다”며 “여당은 물론이고 총리와 장관까지 나서서 서울시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형적인 지방자치 업무에는 관여하면서, 정작 공조가 필요한 주택정책 결정 과정에는 거리낌 없이 서울시를 패싱한다”며 “정치적 계산으로 법과 지방자치를 흔들면 그 부메랑은 국민의 심판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정부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은 “권력을 사유화한 세력에 의해 국가가 포획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내년 지선에서 집권 여당에 자리를 모두 내준다면 국가 포획사태가 더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년 선거에는 민심흐름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 흐름을 잡는데 우리 광역단체장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연이은 패싱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 지사는 “강원 타운홀 미팅에서 이 대통령은 말 한마디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벌떡 일어나 나올 수도 없고 싸울 수도 없고 참 민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에도 대통령과 총리가 강원도를 찾을 때마다 오지 말라고 한다”며 “야당 단체장에 대한 견제가 심하다”고 성토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정부가 지방정부와 상의 없이 소비쿠폰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상당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며 “국가재정도 빚이 늘어서 국민들이 걱정인데 지방정부까지 빚더미에 앉게 하려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금 법치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유지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 문제에 대해 깊은 회의를 가지고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내부결속을 주문했다. 최 시장은 “이순신 장군은 왜적하고 싸우기보다 조정하고 싸우기가 더 힘들다는 말을 남겼다”며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싸우기도 힘든데 전력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들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과 대면한 자리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 개선’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일상 가장 가까이에서 국민을 섬기는 지방정부의 역할과 기능에 비해서 권한과 재정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당장 내년도 예산안부터 ‘지방 우선, 지방 우대’ 원칙을 명확히 했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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