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10의 기술지원 종료가 10개월 남은 가운데 최근들어 점유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반대로 윈도우11의 점유율은 줄어드는 상황이라 마이크로소프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스탯카운터의 작년 12월 데스크톱 운영체제(OS) 점유율에서 윈도우10은 62.7%를 기록해 1위를 유지했다. 2위인 윈도우11의 점유율은 34.12%를 기록했다.
윈도우10은 지난 11월 61.83%로 전달보다 증가하더니 12월엔 점유율을 더 늘렸다. 윈도우11은 정반대로 11월 34.94%를 기록해 전달보다 소폭 줄었고, 지난달 더 줄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의 공식기술지원을 2025년 10월14일 종료할 예정이다. 윈도우11은 출시 4년째에도 여전히 전작의 점유율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PC 시장이 데스크톱에서 모바일 기기로 옮겨가고, PC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 흐름 속에 윈도우10도 윈도우7과 윈도우8.1의 그늘에서 벗어나는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윈도10은 윈도우XP와도 경쟁했다. 윈도우10은 출시 후 2년 만에 점유율 30%를 넘겼고, 2년 10개월 만에 윈도우7을 추월했다.
윈도우11의 성장은 윈도우10보다 더 느리다. 윈도우11은 출시 후 점유율 30%를 넘기는 데 2년 8개월이나 걸렸다. 재작년까지 더딘 성장세가 작년 상반기 가파르게 늘어나는 듯 하더니 최근 2개월 사이의 추이는 오히려 정반대인 감소다.
윈도우11의 더딘 성장의 기저에 하드웨어 제한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1을 설치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조건으로 2코어 이상의 CPU와 TPM 2.0 보안칩 탑재 등을 걸었다. 이 때문에 윈도우10 사용자의 윈도우11 무료 업그레이드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신규 PC 구매자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의 하드웨어에만 윈도우11을 탑재하면서 성장율 정체는 당연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지난 2개월 사이 이례적인 점유율 추이는 또 다른 이유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계 점유율과 비교할 떄 북미 점유율의 추이가 눈에 띄게 가파른 것이다.
윈도우10의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북미 지역에서 57.65%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11월 60.75%로 올랐고, 12월 65.55%까지 올라갔다. 반면에 윈도우11의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북미 지역에서 39.99%였다가 11월 37.13%로 줄고 12월 32.5%까지 줄었다.
해당기간 중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등의 점유율 추이가 북미 지역의 추이와 달랐던 것을 감안하면 전세계 평균적인 추이에 북미 시장의 영향이 컸다는 건 확실해 보인다.
지난해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 시즌 큰 폭의 할인으로 윈도우10 탑재 PC 제품이 대거 판매됐기 때문일 수 있다. 또는 연방기관과 기업이 윈도우11 탑재 기기를 구매한 뒤 윈도우10으로 다운그레이드했을 수도 있다.
또한 더레지스터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영향일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두번째 행정부에서 연방정부의 예산 절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기관들이 윈도우10 PC를 미리 구매해 향후의 예산 삭감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윈도우10의 너무 긴 생명력에 마이크로소프트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윈도우11의 하드웨어 요건을 낮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히기는 등 전향적 변화를 취하진 않을 전망이다.
10월 14일부터 윈도우10은 더 이상 보안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다. 문제에 대한 버그 수정, 취약성에 대한 보안 수정, 표준시간대 업데이트,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기술지원 등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1의 여러 이점을 강조하면서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라고 추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작년 11월1일 윈도우10 확장보안업데이트(ESU)를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개인 사용자는 연 30달러, 기업 사용자는 연 61달러에 ESU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ESU는 윈도우10 PC를 윈도우11으로 업그레이드하기까지 여유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다. 구 버전을 계속 사용하려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아니다.
이 때문에 ESU의 이용 가격은 연단위로 갱신할 때마다 직전 해보다 2배씩 인상된다. 이용기간도 3년차로 한정된다.
개인 사용자는 첫해 연 30달러에 추가 보안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2년차에 60달러를, 3년차에 120달러를 내야 한다. 기업 고객은 1년차에 기기당 61달러고, 2년차에 122달러, 3년차에 244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ESU 프로그램은 또한 새로운 기능과 비보안성 수정, 디자인 변경 등의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ESU 프로그램에 포함되는 지원 항목은 ESU 라이선스 활성화, ESU 월별 업데이트 설치, 업데이트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해결 등이다.
기업의 경우 ESU 프로그램 외에 윈도우10 장기서비스채널(LTSC) 버전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윈도우10 엔터프라이즈 LTSC 최신 버전은 현존하는 윈도우10 엔터프라이즈 최신 버전보다 늙었다. 윈도우10 엔터프라이즈 LTSC 2021 버전은 윈도우10 21H2에 해당한다. 현재 윈도우10의 공식 버전의 최신판은 22H2다. LTSC를 택하면 지금 사용중인 PC의 버전을 앞으로 돌려야 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본격 출하될 Arm 프로세서 기반의 ‘코파일럿+ PC’로 윈도우11 업그레이드 수요를 끌어내려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로 윈도우11의 매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코파일럿+PC 역시 높은 가격대 제품이어서 시장 점유율 추이에 영향을 주기엔 한계를 갖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