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우(178cm, G)의 수비 영향력은 후반전에 더 컸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는 마지막을 넘어서지 못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김낙현(184cm, G)과 앤드류 니콜슨(206cm, F)이 2024~2025시즌 종료 후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떠났다. 그런 이유로, 한국가스공사의 공격 옵션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한국가스공사는 강한 수비로 약한 공격을 상쇄해야 한다. 그래서 2025년 비시즌 때 수비 훈련 강도를 더 높였고, 선수들에게 더 높은 수비 에너지 레벨을 요구했다.
새로운 주장인 정성우(178cm, G)도 마찬가지였다. 2024~2025시즌에 한국가스공사로 합류한 정성우는 자신의 역량을 100% 이상 보여줬다. 그 후 2025 FIBA 아시아컵에도 출전했다.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음에도, 아시아 강호들한테 자신의 수비력을 보여줬다. 국가대표팀의 슬로건(ONE TEAM KORE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앞서 이야기했듯, 한국가스공사는 2025~2026시즌에 수비 비중을 더 높였다. 그래서 정성우의 수비가 더 중요했다. 또, 여러 팀들이 메인 볼 핸들러들을 공격 시작점으로 설정하기에, 정성우도 ‘수비 시작점’을 잘 마련해야 한다. 정성우가 상대 외곽 주득점원을 막는다면, 한국가스공사의 컬러 또한 빛을 발할 수 있다.
# Part.1 : 불길한 시작
정성우는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슈팅 실패 후 백 코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한테 속공 득점을 헌납했다. 정성우가 압박수비 자체를 할 수 없었다. 한국가스공사도 경기 시작 2분 57초 만에 4-9로 밀렸다.
정성우는 박무빈(184cm, G)에게 집중했다. 그렇지만 탑으로 도움수비를 갔을 때, 박무빈을 노 마크 찬스로 내버려뒀다. 박무빈에게 결국 3점을 허용했다. 약속되지 않은 도움수비였기에, 해당 실점이 더 좋지 않게 다가왔다.
또, 현대모비스의 공격 시작점이 이승현(197cm, F)이었다. 이승현이 레이션 해먼즈(200cm, F)를 활용했기에, 한국가스공사의 실점이 급격히 늘어났다. 한국가스공사는 1쿼터 종료 2분 41초 전 11-22로 밀렸고, 정성우가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었다.
정성우는 현대모비스 진영부터 서명진(189cm, G)에게 붙었다. 그러나 서명진의 상체 페이크와 왼쪽 돌파에 따라갈 타이밍을 놓쳤다. 서명진에게 왼손 레이업을 허용했다. 하지만 정성우의 수비와 별개로, 한국가스고사는 현대모비스와 간격을 확 좁혔다. 22-28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씁쓸한 하프 타임
정성우는 2쿼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차바위(190cm, F)가 정성우를 대체했다. 하지만 차바위가 미구엘 옥존(182cm, G)의 볼 없는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놓쳤다. 옥존에게 3점을 허용했다. 한국가스공사도 26-30에서 26-33으로 밀렸다.
정성우가 코트로 다시 나왔다. 정성우는 옥존을 막았다. 그렇지만 옥존의 백 도어 컷과 앨리웁을 놓쳤다. 정성우가 잘 따라붙었음에도, 정성우가 다시 한 번 실점했다. 한국가스공사도 또 한 번 두 자리 점수 차(28-38)로 밀렸다.
흔들린 한국가스공사는 그 후 현대모비스 쓰리 가드(미구엘 옥존-이도헌-서명진)와 마주했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2명의 가드를 활용했다. 신승민(195cm, F)과 서명진이 공수 모두 매치업된 이유였다.
한국가스공사의 수비 균열이 발생했다. 특히, 신승민이 서명진의 3점을 막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2쿼터 종료 1분 52초 전부터 존 프레스와 변형 지역방어를 활용했다.
쉬고 있던 정성우는 2쿼터 종료 31.4초 전 코트로 다시 나갔다. 왼쪽 윙에서 현대모비스 볼 흐름을 견제했다. 동시에, 하이 포스트에 있는 함지훈(198cm, F)과 몸싸움을 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유기적인 흐름을 홀로 막을 수 없었다. 씁쓸한 결과 속에 벤치로 물러났다. 점수는 38-51이었다.

# Part.3 : 줄어든 간격
한국가스공사가 3쿼터 시작하자마자 쓰리 가드(우동현-정성우-SJ 벨란겔)를 투입했다. 현대모비스도 쓰리 가드(박무빈-미구엘 옥존-서명진)를 내세웠다. 이들의 신장 차가 크지 않았기에, 매치업이 다양했다. 바꿔막기도 많이 발생할 수 있었다. 한국가스공사 앞선 수비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뜻.
정성우의 수비 위치도 그랬다. 보통 코너에 있기는 했지만, 윙과 탑을 넘나들었다. 탑에서 이뤄지는 현대모비스의 2대2 또한 경계했다. 그 과정에서 옥존의 턴오버를 유도했다.
정성우는 존 프레스에 계속 가담했다. 그 후 코너에 위치했다. 코너로 향하는 패스를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동료들의 턴오버 이후에는 정확한 위치로 갈 수 없었다. 가더라도 늦게 갔다. 한 자리 점수 차로 쫓았던 한국가스공사도 3쿼터 종료 1분 9초 전 55-67로 흔들렸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이 후반전 첫 타임 아웃을 사용해야 했다.
정성우를 포함한 한국가스공사의 수비 반응 속도가 빨라졌다. 선수들 모두 함정수비 타이밍과 로테이션 수비 동선을 정확하게 이행했다. 정성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한국가스공사와 현대모비스의 간격도 줄어들었다. 60-67이었다.
# Part.4 : 추격의 끝
정성우는 4쿼터에도 코트를 지켰다. 존 프레스의 선봉장에 서되, 수비 진영에서는 현대모비스 공격 시작점인 박무빈(184cm, G)을 막았다. 정성우는 피지컬과 몸싸움으로 박무빈을 옥죄었다. 박무빈이 노 마크 찬스를 에어 볼로 마무리한 이유였다.
하지만 정성우는 패스 미스를 범했다. 정성우의 패스 미스는 서명진의 속공 득점으로 연결됐다. 자신의 턴오버 때문에, 자신의 장기(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가스공사도 경기 종료 6분 35초 전 두 자리 점수 차(65-75)로 밀렸다. 그리고 정성우는 벤치로 물러났다.
하지만 정성우의 휴식 시간은 길지 않았다. 정성우는 자신보다 16cm 큰 정준원(194cm, F)과 매치업됐다. 때로는 이승현(197cm, F)의 동작까지 방해했다. 정성우의 수비 범위가 넓어진 것. 정성우의 수비 영향력도 더 커진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한국가스공사도 경기 종료 1분 46초 전 77-80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를 가시권에 뒀다. 그러나 턴오버와 이지 샷 미스로 반등의 여지를 마련하지 못했다. 77-82로 패배. ‘개막 5전 전패’에 빠졌다. 정성우는 주장 자격으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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