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거나, 투자·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기술경쟁력을 갖추려고 하고 있다. 대기업이 진행하는 관련 프로그램과 이를 통해 성장한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내 산업의 변화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FETV=양대규 기자]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4대그룹은 기업 색깔만큼 이나 다양한 벤처·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그룹 차원의 운용부터 주요 계열사들을 통한 운영, 사내 스타트업 육성, 외부 스타트업 지원 등 서로 다른 방법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이렇게 스타트업 육성을 시도하는 이유는 신규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하거나 대규모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적은 비용으로 신사업 영역을 발굴·육성할 수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C랩 프로그램
삼성전자는 C랩(C-Lab) 프로그램을 통해 사내에서는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시키고, 사외에서는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2012년 말 도입한 사내 벤처육성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를 통해 창의적인 끼와 열정이 있는 임직원들은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창의적인 조직문화의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참여자에게는 1년 동안 현업에서 벗어나 아이디어 구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독립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수평조직으로 운영하여 과제의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하고 성과에 대해선 확실한 보상이 주어진다.
삼성 C랩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까지 397개 과제가 선발돼 1622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100개 이상의 과제가 삼성전자에서 직접 활용됐으며 50여곳의 스타트업이 C랩 스핀오프로 독립했다.
삼성전자는 결과물이 자사에 활용될 경우에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사업성을 갖춘 우수 과제는 스타트업으로 창업할 수 있는 C랩 스핀오프 기회를 제공한다.
스핀오프사에게는 초기 사업자금 지원, 5년 내 재입사 기회 부여 등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의 사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C랩 인사이드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로 개방하고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8년에 출범했다.
삼성전자는 당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인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선발·육성하고 있다. 육성 스타트업에게는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스타트업별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성장을 가속화하고 비즈니스를 안정화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서울, 대구, 광주, 경북(경산) 등 4곳에서 C랩 아웃사이드 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173곳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LG 슈퍼스타트
‘슈퍼스타트(SUPERSTART)’는 스타트업의 혁신과 LG그룹의 다양한 네트워크와 자원을 연결해 새로운 미래 고객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LG그룹의 스타트업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슈퍼스타트 밋업(SUPERSTART Meet up)’ ▲스타트업 생태계와 LG가 함께 새로운 혁신을 탐색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페스티벌 ‘슈퍼스타트 데이(SUPERSTART Day)’ ▲스타트업의 성장과 LG와의 협력을 지원하는 육성 프로그램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SUPERSTART Incubator)’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LG 관계자는 "유망 스타트업들은 슈퍼스타트 플랫폼을 통해 기술 개발, 사업 협력,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2018년부터 스타트업들이 비용 부담 없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LG사이언스파크 내에 400평 규모의 전용 업무 공간을 마련해 무상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슈퍼스타트는 LG의 기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술 및 서비스뿐 아니라 현재 LG가 직접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미래 유망한 분야로 꼽히는 혁신 기술, 비즈니스, 서비스 등을 대상으로 모집한다.
LG는 매년 슈퍼스타트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법인 설립 완료, 창업 7년 이내인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신청기간에 슈퍼스타트 홈페이지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솔루션, 스케일 업, 팀 역량 등 내용을 포함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서류 심사 후 선정된 기업들 대상으로 대면 미팅(밋업)을 진행한다.
이후 ‘밋업’을 통해 1차 선정 된 스타트업들에게는 하반기에 열리는 LG 오픈이노베이션 페스티벌 ‘슈퍼스타트 데이’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이후 추가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LG그룹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 기업으로 선정되면 보육공간, 사업화 검증, 멘토링 등 다양한 육성 혜택을 제공받게 된다.
슈퍼스타트의 다양한 지원을 통해 사업화 검증, LG와의 협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위성 영상 분석 플랫폼 '메이사 플래닛'은 LG CNS 나주 스마트시티 사업에 동참하게 됐고, 물류·모빌리티 테크기업 위밋모빌리티는 LG전자의 가전 설치 물류 최적화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유 기술이 물류업무 개선·고객경험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동물행동학과 AIoT기반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 우주라컴퍼니는 LG 임직원 200명이 참여한 PoC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효과를 검증해 LG 내 실무부서와의 협업으로 연결됐다.
양승진 LG사이언스파크 슈퍼스타트팀 팀장은 “슈퍼스타트는 LG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어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플랫폼”이라며 “LG와 함께 더 나은 미래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나갈 혁신 스타트업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