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명동 인근 부티크호텔 '레스케이프(L'Escape)'가 다음 달부터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컬렉션(Luxury Collection)'에 합류한다. 2018년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주도로 선보인 독립 브랜드가 7년 만에 글로벌 체인의 품에 들어가는 셈이다.
프로세스
메리어트 유통망·멤버십 '본보이' 공유
브랜드명·콘셉트 유지하는 소프트브랜드 방식 채택
독립적 감성과 글로벌 접근성·수익성 동시 강화 전략
조선호텔은 최근 방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서울 특급호텔의 객실 단가(ADR)가 꾸준히 상승하는 점에 주목했다. 레스케이프의 외국인 투숙 비중은 이미 60~70% 수준에 달하고, 평균 객실 점유율도 70%를 웃돈다. 회사는 글로벌 예약망을 결합하면 장기 체류형 고급 여행객이 늘어나고, 객실 수익의 안정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제휴는 메리어트의 유통망과 멤버십 프로그램 '본보이(Bonvoy)'를 공유하되 기존 브랜드 이름과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는 '소프트브랜드(Soft Brand)'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대형 체인의 예약 시스템과 품질 기준을 활용하면서도 호텔의 독립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제휴 형태다. 조선호텔은 이를 통해 독립 브랜드의 감성은 지키면서 글로벌 고객 접근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조선호텔은 이번 결정을 단순한 제휴가 아닌 '업그레이드 과정'으로 규정하고 있다. 레스케이프는 이미 포브스 트래블 가이드에서 6년 연속 '추천(Recommend)' 호텔로 선정되는 등 브랜드 충성도를 쌓아왔다. 여기에 메리어트의 글로벌 운영 표준과 예약망이 결합되면 서비스 완성도와 객실 매출 안정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텔 내부는 프랑스 인테리어 거장 자크 가르시아(Jacques Garcia)가 전체 디자인을 맡아 완성했다. 예술적 감성과 미식 콘텐츠를 결합해 '체류형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선호텔은 이 정체성을 유지한 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미식·문화 콘텐츠를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편입을 국내 호텔 산업의 전환점으로 본다. 감성 중심의 독립 운영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의 수익형 구조로 이동한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레스케이프의 메리어트 합류는 한국 로컬 브랜드가 글로벌 체인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며 "국내 호텔 시장도 점차 글로벌 제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레스케이프의 메리어트 럭셔리 컬렉션 편입은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면서도 독립 브랜드로서의 감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시도"라며 "최초의 탁월함과 최상의 환대 정신을 기반으로 소프트브랜드 계약을 통해 레스케이프만의 감성과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서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