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기 EMR 인증 1호 병원 나왔다…2028년 국가 의료정보화 전략 연계 검토

2025-05-11

2주기 전자의무기록(EMR) 인증 시행 약 5개월 만에 첫 인증 의료기관이 나왔다. 정부는 평가 간소화 등 제도 확산에 총력을 기울인 상황에서 신규 인증은 물론 재인증 대상까지 2주기 인증에 동참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인증을 넘어 국가 보건의료 디지털전환(DX)을 목표로 인증제 고도화 논의도 착수했다.

11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EMR 인증위원회는 의료법인 인화재단 한국병원 EMR 제품·사용 인증을 의결했다. 올해 1월 2주기 EMR 인증제 시행 후 첫 인증 사례다.

충북 청주에 위치한 한국병원은 1986년 설립돼 현재 425병상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이다. 자체 개발한 EMR를 활용해 제품인증과 사용인증을 동시에 받았다. 제품인증은 EMR 시스템을, 사용인증은 해당 제품을 사용한 의료기관이 대상이다.

EMR 인증제는 의료기관 핵심 시스템인 EMR에 대해 진료정보 상호운용성과 보안성 확보를 목표로 정부가 적합성 여부를 검증하는 제도다. 2020년 처음 시행했으며, 유효기간은 3년이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2년 연장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에 한국병원이 물꼬를 트면서 추가 인증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인증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인증 간소화, 행정 편의성 등을 높인 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2주기 인증제 개편 과정에서 기존 90여개이던 평가항목을 59개로 줄였다. 업계 의견을 반영해 인증 컨설팅 지원은 물론 인증 신청도 상시제로 전환했다.

이미 일부 종합병원은 2주기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신규 인증은 물론 1주기 사용 인증 만료에 따른 재인증 수요가 대부분이다.

올해 사용 인증이 만료되는 의료기관은 약 500곳으로, 전체 인증기관(4031곳)의 약 13%에 해당한다. 이들의 인증 갱신 여부가 2주기 인증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증 획득에 따른 의료질평가 가산점 부여 대상인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은 2주기 인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인증이 만료되는 종합병원은 50곳 정도다.

2주기 인증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확산을 위해선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MR 인증에 따른 데이터 표준, 상호운용성, 정보보안 등 전반적인 의료정보화 수준을 높일 순 있지만 대형병원(의료질평가 가산점)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혜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EMR 사용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은 갈수록 줄고 있다. 2020년 8곳으로 시작한 사용인증은 2021년 3194건, 2022년 671건, 2023년 94건, 2024년 64건을 기록했다. 정부가 인증 비용을 지원한 2021년을 제외하고 매해 자체 비용으로 인증받는 병원이 크게 줄고 있다.

정부는 당장 인증 비용 지원은 쉽지 않지만 2028년 3주기 인증제 시행에 맞춰 현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업계 의견을 수렴해 인증 기준을 개선하는 한편 궁극적으로 국가 보건의료 정보화 전략에 EMR 인증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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