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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환자가 사용한 주삿바늘은 물론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도 재사용한 울산의 한 병원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지난 26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울산의 한 병원을 다니고 있는 직원들이 주삿바늘 재사용 등을 폭로했다.
직원들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한 직원은 다른 환자가 사용한 주삿바늘을 세면대에서 칫솔로 씻은 후 다시 포장 봉투에 넣어 보관한다.
영상을 공개한 직원은 “한 번 몸에 들어갔다 나온 바늘은 폐기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전부 씻어서 말린 뒤 다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몇 번이나 재사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망가질 때까지 썼다. 바늘은 훼손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니까 그냥 계속해 썼다. 저는 최대 8개월 동안 재사용하는 것도 봤다”고 답했다.
이 제보에 해당 직원은 “일회용품인 주삿바늘을 재사용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직원 한 명이 병원에서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 불만을 품은 직원이 영상을 찍어 거짓 제보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보건소 측은 “현장에서 유효기간 지난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보관돼 있는 것은 확인했다. 다만 주삿바늘 재사용 여부는 추가 조사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과거 병의원에서는 혈관에 주입하거나 침습적 용도가 아니면 일회용 의료기기는 소독 후 재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서울 다나의원에서 7년간 주사기를 재사용해 C형간염 환자가 집단 발생한 것으로 밝혀진 후 2016년 의료법에 ‘일회용 주사용품 관련 재사용 금지 조항’이 신설됐다. 이후 2020년 ‘일회용 의료기기’로 범위가 확대돼 개정됐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주사기, 주삿바늘, 일회용 드레싱 세트 등 일회용 의료기기를 재사용할 경우 자격정지 6개월, 만약 해당 행위로 환자의 생명 또는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되면 면허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