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영어 모두 어려웠던 수능 "논술 실질경쟁률 하락할 듯"

2025-11-14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컨벤션센터. 강당에 모인 수험생·학부모 2000여명이 심각한 표정으로 배포 받은 입시 자료집에 읽고 있었다. 수능 이후 대입 전략에 대한 설명회였다. 재수생 김모(20)씨는 “애초 의·약학 계열을 생각했는데 수능이 어려워 힘들 것 같다. 다른 계열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단에 등장한 입시 전문가는 “올해 수능에서 국어가 역대급으로 어려웠다. 국어가 문·이과 모두 대입 당락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이번 수능 국어의 '언어와 매체' 1등급 커트라인(컷)을 EBSi는 85점, 메가스터디 85∼87점, 종로학원 85점이라고 각각 추정했다. 지난해 수능에선 92점에서 1·2등급이 갈렸는데, 1등급 컷이 5∼7점 하락할 만큼 어려웠단 얘기다. 수능 직후 EBS의 수험생 대상 설문에서도 응답한 수험생 44.6%는 ‘매우 어려웠다’, 40.8%가 ‘약간 어려웠다’고 답했다.

학원가에선 절대평가 방식으로 치러진 영어 역시 전년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은 전체 응시자의 6.2%였다. 반면 진학사·종로학원 등은 이번 수능에선 3%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년 전 수능에서 영어 1등급이 4.7%로 나와서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난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수시 전형에서 각 대학이 제시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더불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사탐런'(자연계 수험생들이 과학 대신 사회탐구 과목을 응시하는 경향)도 이같은 현상을 부채질할 가능성 있다. 선택과목별 응시자 규모와 난이도 차이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충족 여부에 또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15일부터 대학별로 시행되는 수시 논술의 실질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올해 논술 전형은 평균 43.45대 1의 경쟁률을 보인다.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44개 대학 중 14곳은 이번 주말, 15곳은 다음 주 이후에 논술 시험을 진행한다. 진학사가 경희대·고려대·동국대·서강대의 전년도 논술전형 자료를 분석한 결과, 논술 지원자 중 수능 최저를 충족한 인원은 3분의 1에 못 미쳤다.

이날 종로학원은 수험생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2026학년도 정시 예상 합격선을 공개했다. 국어·수학·탐구영역의 원점수(총 300점)를 기준으로 자연 계열은 서울대 의예과 294점(전년과 동일), 연세대 의예과 293점(전년보다 1점↑), 고려대 의과대학 288점(2점↓)에서 합격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대 경영대는 284점(1점↓), 연세대·고려대 경영 280점(1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279점(8점↑) 등으로 예상됐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는 273점,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271점,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269점,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 266점,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268점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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