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점유율 80% 달할것"…AI서비스 '폭발적 성장' 예고

2025-01-31

글로벌 인공지능(AI) 업계가 주목하는 오픈 소스(개방형) 모델의 강점은 단연 확장성이다. 외부 개발자들이 자사 모델을 쉽게 쓰도록 해 AI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는 데 유리하며 개발자가 각자 용도에 맞게 소스 코드를 응용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성능 개선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스마트폰 시장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처럼 오픈 소스도 확장성을 앞세워 AI 시장에서 70~8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딥시크 쇼크’에 이어 조만간 열릴 AI 정상회의에서도 오픈 소스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3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2월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주요국 정상과 빅테크 대표들이 모여 열리는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오픈 소스가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당국은 5대 주제의 하나인 ‘공익 AI’에 대해 “모든 국가와 조직이 원하는 대로 재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모델과 AI 공유재 개발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앞서 22일(현지 시간) 부대 행사로 ‘파리 오픈 소스 AI 정상회의’도 열렸다.

프랑스 AI 업계를 대표하는 미스트랄AI가 오픈 소스 진영에 속하는 만큼 정부도 관련 지원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 비공개 세션에서도 오픈 소스 진영에 속한 메타의 로브 셔먼 부사장과 함께 크리술라 자카로풀루 프랑스 개발및국제파트너십 장관이 오픈 소스 관련 논의를 이끌며 이번 회의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도 오픈 소스 개발사들이 점차 늘어나며 세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애플의 AI폰 같은 온디바이스(내장형) AI 기기에 적합하고 비용도 저렴한 소형 모델 개발이 업계 트렌드가 되면서다. 소형 모델은 외부 개발자들이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만큼 오픈 소스 방식과 시너지를 내기 쉽다. 2023년 메타의 ‘라마’와 미스트랄AI의 ‘미스트랄’, 지난해 IBM의 ‘그래니티 코드’와 애플의 ‘오픈ELM’에 이어 올 들어 딥시크의 ‘R1’, 알리바바의 ‘큐원2.5 맥스’까지 오픈 소스를 기반으로 한 AI 모델이 잇따라 등장했다. 프런티어(대형) 모델, 클로즈드(폐쇄형) 소스 진영에 속했던 xAI는 아예 ‘그록’을 오픈 소스로 개방했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각각 ‘젬마’와 ‘파이’라는 오픈 소스 모델 개발을 병행하며 트렌드에 대응 중이다. 국내에서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업스테이지의 ‘솔라’가 오픈 소스 모델이다.

오픈 소스의 한계로 꼽혔던 성능과 부작용 문제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점도 대세론에 힘을 싣는다. 자사 서비스에 최적화한 프런티어 모델과 달리 오픈 소스는 여러 개발자들이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두루 쓰도록 만든 만큼 데이터 학습과 처리 성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비용이 드는 프런티어 모델의 성능 향상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측정된 대표 AI 모델 성능 평가 점수인 ‘MMLU 프로’ 점수에서 그록2, 라마3.1, 큐원2.5 등 오픈 소스 모델들이 프런티어와 맞먹는 70점대를 기록했다.

또 오픈 소스는 외부 개발자가 임의로 변형할 수 있는 만큼 악용 우려가 크고 보안도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주요국들의 AI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이 역시 점차 해소되는 추세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AI 모델 개발 경쟁에서 개방형 소스와 폐쇄형 소스 간 대결은 스마트폰 시장의 iOS와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양상을 띨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개방형과 폐쇄형이 8대2 또는 7대3의 점유율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픈 소스는 안드로이드처럼 확장성, 프런티어는 iOS처럼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시장을 양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순영 AI미래포럼 공동의장도 “패쇄형 소스 진영의 영향력이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생태계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돈을 쏟아붓는 식의 AI 개발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딥시크를 앞세운 중국의 위협은 커졌지만 오픈 소스 대세화로 기술 혁신을 앞당길 수 있는 기회 역시 동시에 주어진 만큼 정부와 업계 대응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국내 기업 역시 오픈 소스를 적극 활용해 딥시크 같은 혁신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딥시크 쇼크는 스타트업이 빅테크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AI 에이전트(비서) 같은 AI 서비스 개발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국내 기업도 상용화 가속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도 “천문학적 투자 없이도 AI 개발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글로벌 AI G3(3대 강국)로 도약 가능하다는 것을 딥시크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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