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토요타 랠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프리카의 제왕 - 토요타 셀리카 트윈캠 터보 TA64

2025-12-09

1980년대, 랠리 무대는 말 그대로 ‘광기의 기대’라 해도 무방했다. 극한을 추구하며 등장한 그룹 B는 안정적인 대회 운영, 참가 선수나 관람객들의 안전보다는 ‘더 빠른 기록’에 매몰됐고 수 많은 브랜드들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갔다.

당시 랠리 무대에서 경쟁을 이어가고 있던 토요타 역시 이러한 그룹 B의 광기를 마주할 수 밖에 없었고, 3세대 셀리카(A60)를 기반으로 개발된 그룹 B 사양의 존재 ‘셀리카 트윈캠 터보 TA64(Celica Twincam Turbo TA64)’를 선보였다.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에서 만난 ‘아프리카의 제왕(King of Africa)’은 어떤 차량일까?

아프리카의 환경을 마주하다

셀리카 트윈캠 터보 TA64의 깔끔함이 돋보이는 3세대 셀리카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지만 랠리가 펼쳐지는 아프리카 오지의 환경을 마주할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서 ‘기능적인 구성’을 담아냈다.

실제 3세대 셀리카의 상징이자 당대 일본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하던 팝업 헤드램프는 경량화와 내구성 확보를 위해 고정식 4등 헤드램프로 변경되었으며, 야간 스테이지를 위한 거대한 보조 램프 포드를 전면에 장착했다.

랠리카의 특성에 맞춰 외장 패널은 FRP로 제작되어 경량화를 꾀했으며, 거대한 랠리용 타이어를 수용하기 위해 사각형으로 극단적으로 돌출된 ‘박스형 오버펜더’는 그룹 B 머신 특유의 공격적인 인상을 완성한다.

험로 주행 시 차체 하부를 보호하기 위한 견고한 불바(Bull Bar)와 대형 머드 플랩 등이 더해졌다. 이와 함께 고속 주행 안정성을 위한 리어 스포일러 등 모든 요소는 오로지 ‘주행 성능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담겼다.

강력함, 그리고 ‘안정감’의 균형

셀리카 트윈캠 터보 TA64의 핵심은 바로 토요타 팀 유럽(TTE) 측에서 랠리 만을 위해 조율한 4T-GTE 엔진에 있다.

4T-GTE 엔진은 당대 그룹 B 규정에 맞춰 직렬 4기통 2,090cc 구조로 개발되었으며 수랭식, DOHC 8밸브 구조에 터보차저 등이 더해져 강력한 성능, 그리고 뛰어난 내구성 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실제 강력한 엔진에 합을 이루는 변속기는 휴랜드(Hewland)사의 5단 수동 변속기로 ‘랠리를 위한 내구성’을 추구한다. 구동 방식은 후륜구동인데 이는 당대의 그룹 B의 주류와는 사뭇 다른 선택이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셀리카 트윈캠 터보 TA64은 공개 제원 상으로는 370마력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었다. 다만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에 전시된 ‘1984 사파리 랠리’ 우승 차량은 299마력으로 조율됐다.

이는 강력한 성능 보다는 ‘고온의 환경’에서 고장 없이 달려야 하는 사파리 랠리의 특성에 맞춘 것이다. 참고로 차량의 공차중량은 1,020kg 이상으로 제작되어 더욱 민첩하면서도 폭발적인 거동을 보장했다.

‘아프리카의 제왕’이 입증한 토요타의 신뢰도

셀리카 트윈캠 터보 TA64는 말 그대로 ‘아프리카의 제왕’다운 랠리카였다.

스웨덴의 전설적인 랠리 드라이버, 비요른 발데가르드(Bjorn Waldegard)와 토요타 가주 레이싱 WRT의 부감독으로 돌아와 올 시즌의 성과를 이끌고 있는 핀란드의 ‘플라잉 핀’ 유하 칸쿠넨(Juha Kankkunen)과 함께 달리며 많은 기록을 세웠다.

실제 WRC 역사상 가장 혹독한 무대로 꼽히는 아프리카 랠리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며 ‘아프리카의 제왕(King of Africa)’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1983년 코트디부아르 랠리에서의 ‘우승’으로 그 시작을 알렸을 뿐 아니라 ‘내구성’ 또한 과시했다.

특히 1984년부터 1986년까지 사파리 랠리 3년 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으며, 코트디부아르 랠리에서도 통산 3회(1983, 1985, 1986) 우승을 차지했다. 이러한 모습 덕분에 ‘토요타 브랜드의 신뢰도’는 치솟았다.

TA64의 가장 큰 의의는 사륜구동이 랠리의 대세로 자리 잡던 그룹 B 시대에, 가장 가혹한 환경에서는 정교한 기술보다 압도적인 내구성과 신뢰성을 갖춘 후륜구동 머신이 여전히 최강자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한편 후지 모터스포츠 박물관은 후지 스피드웨이 내의 ‘후지 스피드웨이 호텔’ 1층과 2층에 마련되어 있으며 일본은 물론 글로벌 모터스포츠 역사에 있어 특별한 차량들을 전시하고 있다.

상시 전시 차량과 함께 특별 테마에 따른 전시가 마련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박물관 이용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관람 가격은 평일 기준 1,800엔(평일, 성인기준 / 주말 및 공휴일 2,000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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