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인공지능 고속도로, AI와 모빌리티의 진화

2025-09-04

최근 인공지능(AI)은 산업 전반과 개인의 일상 속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가정에서는 가전제품이 스스로를 제어하고 병원에서는 정밀한 진단과 치료를 지원하며 달리는 차 안에서는 AI 비서와 개인 오피스를 통해 업무를 수행한다.

AI는 이처럼 교통, 교육, 문화, 행정 등 전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도로 특히 고속도로에 AI의 두뇌와 감각이 더해진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고, 자동차들이 서로 '대화'하는 고속도로는 더 똑똑하고 안전하며 나아가 하늘까지 연결되는 초연결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도로 위 AI 초연결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AI 기반의 새로운 고속도로 실현을 위해 카메라와 센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설치해 교통량, 노면상태, 구조물 안전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최적의 주행 여건을 제공하고 자율주행차와 도로를 연결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Cooperative 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C-ITS는 차량, 도로 인프라, 중앙관리시스템 간의 실시간 소통과 협력을 가능하게 하고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주행 안전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인다. 이미 전국 고속도로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돼 있으며, 올해 10월부터 자율주행 화물차 유상 운송 서비스도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나아가 고속도로는 AI기반의 예측형 교통관리시스템을 적용해 교통혼잡 최소화, CO2 절감, 에너지 효율 향상을 극대화함으로써 기후 변화 위기에 대처하는 인프라로도 변화할 것이다. 또 휴게소와 유휴부지를 활용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버티포트 설치를 통해 자율주행차량과 UAM 등 다양한 첨단 모빌리티를 연계한 '모빌리티 허브' 구축도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20세기 고속도로가 산업화를 이끈 국가의 대동맥이었다면 21세기의 고속도로는 AI 시대를 선도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 미래 사회의 스마트한 심장이 될 것이다. 고속도로는 지상과 지하, 하늘을 아우르는 AI 자율교통체계로 발전하며 AI와 모빌리티의 융합을 통해 단순한 물리적 인프라에서 지능형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변모하게 된다. 앞으로 5~7년 내 고속도로를 달리는 다수의 차량은 AI 보조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판단하고 주행하며 고속도로는 업무·여가·문화·생활이 융합된 복합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를 빠른 시일 내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많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기술 표준화, 방대한 데이터 관리, AI 의사결정의 투명성 확보, 사이버 보안 등은 반드시 정립해야 할 핵심 과제다. 기술 발전뿐 아니라 사회적 신뢰, 도덕적 책임, 투명성을 바탕으로 해법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산업계·학계·연구기관이 긴밀히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전 세계가 AI 대전환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지금 사회 간접자본인 고속도로의 AI 전환(AX)은 국가 산업과 문화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다. 동시에 이를 추진할 골든타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음을 인식하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고속도로의 지능화는 단순한 교통의 진화를 넘어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기 때문이다.

곽현준 한국도로공사 교통본부장 ex-pr@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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