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울산CLX, 인공지능 '모태' 된다···韓 최초로 스마트플랜트 시스템 '상업화'

2024-09-29

단풍의 계절이 성큼 다가온 지난 24일, 울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CLX)를 찾았다.

울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30여 분간 달리자, SK의 상징인 빨간색, 주황색, 회색 등 각기 다른 옷을 입은 형형색색 파이프들이 기자들을 맞이했다. 지난해보다 몸집이 더 커진 듯한 회색빛 탱크들도 더욱 압도적이었다. 울산CLX는 여의도 면적 약 3배에 달하는 250만 평 내에 정유공장, 석유화학 공장, 윤활유 공장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SK이노, AI·디지털전환 추진···지역AI 기업도 적극 지원

눈에 띄는 점은 '사람'이었다. 울산CLX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약 3000여명에 이르는데, 공장 투어를 했던 약 3시간 동안 한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직원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T)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국내 최초로 정유·화학 공정에 AI와 DT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현장과 지역AI 기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딥아이'(DEEP AI)다. 딥아이는 AI 기술을 비파괴검사에 적용한 전문업체로, SK이노베이션은 딥아이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솔루션' 개발을 앞두고 있다. 이들이 함께 개발한 AI IRIS 기술은 초음파로 촬영 후,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결함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정확도만 95% 이상이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도 90% 이상 단축할 수 있다.

게다가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자체 개발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오션(OCEAN)-H'(Optimized&Connected Enterprise Asset Network Bub)의 사업화에 성공했다. OCEAN-H는 정유·석유화학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지난 60년간 축적된 데이터로 다양한 상황에 맞춰 활용하게끔 한 모델이다.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설비 결함을 찾기 위해 대규모 영역들을 모두 검사하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딥아이는 SK이노베이션의 OCEAN-H를 통해 축적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알고리즘 학습을 통해 자체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SK이노베이션은 ▲AR로 정비 작업을 시뮬레이션하는 'AR 솔루션' ▲설비 상태를 진단하는 '설비 자동 검사 진단 AI 모델' ▲작업 위험성 등을 데이터와 연계한 거대언어모델(LLM) 등도 현장에 적용하며 AI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험과 노하우에 의해 공장을 돌렸다고 하면, 이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세대교체에 대응하고 있다"며 "스마트 플랜트라는 이름 하에 최근에는 AI를 접목해 지능화하고 고도화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원도 강조···SK이노 "울산을 '산업AI' 중심 도시로 만들 것"

SK이노베이션은 AI와 DT 작업을 통해 울산을 '산업AI'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대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기술 지식과 전문성을 가진 지역 AI 기업이 협력해 산업도시 울산의 특성을 살린 '산업AI'를 함께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회장도 25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을 찾아 AI와 DT에 대해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울산의 제조업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한쪽 방향에서만 생각해서는 차별화가 어렵다"면서 "제조업을 통해 AI를 훈련시키고, AI를 상품화하는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 산업단지 내 전체 데이터를 다 같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AI 인프라를 만들고, 이를 울산 제조업에 맞도록 반영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6년부터 울산CKX에서 추진했던 스마트플랜트에 AI와 DT를 접목하면서 '스마트플랜트 2.0'으로 진화·발전된 만큼,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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