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3차 협상, '우라늄 농축 허용' 이견 못 좁힌 채 종료

2025-04-27

美·이란 3차 협상, '우라늄 농축 허용' 이견 못 좁힌 채 종료

이란 "일부 차이 매우 심각…합의 도달 희망하지만 조심스러워"

미국은 "논의 생산적" 부정 전망 자제…내달 3일 다시 만나기로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핵 협상을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이 26일(현지시간) 오만에서 3차 협상을 열었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대화를 마무리했다.

다만 양측 모두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자제하면서 우선 대화를 더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협상 날짜는 내달 3일로 잠정 합의됐다.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측 대표단은 4시간 넘게 이어진 3차 협상에서 이란의 자체 우라늄 농축 활동 허용 등 핵심 사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 내에서 자체적인 우라늄 농축 활동을 금지하고 대신 이란이 해외에서 저농축 우라늄을 수입해 전력 발전 등 민간 핵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것은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란은 핵무기 개발이 아닌 민간 용도로 쓰일 우라늄을 생산할 권리가 있다면서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양측의 입장 차이는 이달 초 개시된 핵 협상의 진전을 가로막는 주요 난관으로 떠올랐으며, 이번 3차 협상에서도 양측은 이 문제를 두고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측 협상단을 이끄는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 종료 후 이란 국영 방송에 "주요 문제와 세부 사항 모두에 이견이 있었다"면서 일부 입장 차이는 "매우 심각했다"고 전했다.

우라늄 농축 허용 문제 외에도 이번 협상 의제에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 등도 포함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요구를 두고도 양측은 이견을 빚고 있다.

앞서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 중동 특사는 이번 협상의 주요 의제로 이란의 미사일과 폭탄 등 무기에 대한 검증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란 측은 이란의 미사일 역량 등은 이번 협상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왔다.

이번 3차 협상 종료 후에도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방위 능력과 미사일은 (협상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측은 주요 의제에서 이견을 좁히진 못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4차 협상을 하는 것에는 합의하면서 대화 의지는 굽히지 않고 있다.

중재국인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은 "5월 3일로 잠정 예정된 차기 고위급 회의에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협상 내용이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면서 양측이 이견을 빚은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양측이 유럽에서 곧 다시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락치 이란 외무 장관은 이날 양측이 최종적으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나는 희망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신중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의 합의 기한을 2개월로 제시하면서 이 기간 내에 합의가 불발될 시 이란에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핵무기 개발 시도 의혹을 부인하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핵 활동을 일부 제한하는 내용의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지만 농축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포기하는 것은 타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에 열리는 미국과 이란 간 4차 협상에는 이란의 핵 활동을 감시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아락치 장관은 밝혔다.

앞서 IAEA는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가 보관된 이란 나탄즈 핵 시설 주변에 최근 새로 생긴 터널의 존재에 관련해 이란 측의 해명을 요구하며 이란에 조만간 관련 점검 팀을 보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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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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