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업계의 판매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김치 소비가 꾸준히 줄며 내수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지자 주요 업체들이 수출 확대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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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김장 의향 62.3%, 전년 대비 2.2%p 감소
상품 김치 구매 의향 32.5%, 3%p 증가
대상 김치 매출 증가율 2023년 13%→2024년 5%대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2025년 소비자 김장 의향 및 주요 채소류 공급 전망'에 따르면 올해 '직접 김장을 하겠다'는 응답은 62.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포인트 줄었다. 반면 상품 김치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은 32.5%로 3%p 늘었다.
김장을 포기하는 이른바 '김포족'이 늘어나면서 포장김치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 김치 소비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 젊은 세대의 섭취 빈도 하락과 간편식 선호 확산이 맞물리며 시장 성장률이 점차 둔화하는 추세다.
'종가'로 유명한 대상의 김치 부문 매출 상승세는 2023년 13%에서 지난해 7%로 하락했고 올해(1~10월 기준) 들어서는 5%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시장이 정체되자, 김치업계는 '수출'과 '프리미엄화'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다. 대상의 '종가' 수출액은 9390만달러로 2016년 대비 약 3배 늘었다. 현재 미주·유럽·홍콩·대만 등 80여 개국에 진출했으며 최근에는 아프리카·중동·중남미 등으로 수출국을 넓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김치' 역시 미국, 일본, 베트남, 유럽 등 5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 김치를 활용한 외식용 '만능 김치요리용 소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호텔업계도 프리미엄 김치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워커힐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 등은 자체 김치 브랜드를 앞세워 고급 라인 수요를 흡수 중이다.
조선호텔은 2021년 이후 김치류 매출이 4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으며 워커힐은 프리미엄 김치 '수펙스(SUPEX)'의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워커힐호텔 김치'를 출시해 미국 프리미엄 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호텔 역시 내년 미국 수출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김치 시장은 이미 포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수출과 고급화를 병행하지 않으면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며 "요즘은 김치를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통하는 식문화 상품으로 키우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의 이러한 수출·프리미엄 전략이 단기적 성과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치 수출은 한류 식문화 확산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환율 변동과 물류비 상승, 현지 유통망 확보 문제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프리미엄 시장 역시 국내 소비층이 한정적이고 가격 저항이 높아 고급화를 통한 내수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확대나 고급화뿐 아니라, 젊은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소비 경험과 제품 혁신이 병행돼야 김치 산업의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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