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토론토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수치 모델링 도구가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간헐적 수도 시스템(intermittent water supply)의 설계와 운영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Water Resources Research에 게재됐다.
현재 상용화된 수도 네트워크 모델들은 대부분 ‘24시간 지속적 공급’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 세계 인구의 약 20%가 하루 몇 시간만 물을 공급받는 간헐적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데이비드 마이어 토론토대 토목·광물공학부 조교수는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제한된 시간 동안만 물을 공급받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유압 모델은 배관의 배수·충전 과정이나 가정 내 저장 탱크 사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마이어 교수와 박사과정 연구원 오마르 압델라짐은 간헐적 수도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링 도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를 종합·분석한 끝에 SWMM(Storm Water Management Model)을 기반으로 한 오픈소스 모델 ‘SWMMIN’(SWMM for Intermittent Networks)을 만들어, GitHub에서 무료로 공개했다.
SWMMIN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실성과 재현성이다. 기존 모델들이 제각각 달라 예측 값이 수천 배 차이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SWMMIN은 기존 연구에서 도출된 모범 사례를 종합해 정확도를 크게 높였다. 특히 배관의 배수·재충전 과정과 가정의 저장 탱크 사용까지 반영해 실제 운영 조건을 충실히 모사한다. 또한 Python 패키지로 제공돼 누구나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을 재현할 수 있으며, 기존 상용 모델과 달리 무료 오픈소스로 공개돼 연구자와 운영기관이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압델라짐 연구원은 “수도 네트워크는 지하에 매설돼 있어 규모가 크고 고비용 구조이기 때문에, 무작정 개선을 시도하기 어렵다”며 “SWMMIN은 변화가 시스템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어 다양한 설계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큰 장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이상적인 시간·공간 해상도 비율을 제시해 모델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함께 공개했다.
연구팀은 이번 모델이 전 세계 연구자와 수도 운영 기관이 간헐적 공급 시스템 개선을 실험하고 최적의 운영 방안을 도출하는 데 널리 쓰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이어 교수는 “이 모델은 우리가 이상적으로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물 시스템을 충실히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를 통해 간헐적 수도 서비스에 의존하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삶의 질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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