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내달 인텔 사업부 인수 마무리

2025-02-23

SK하이닉스가 다음 달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 인텔로부터 낸드 사업의 전권을 넘겨받게 되면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한 낸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대한 2차 계약 잔금 22억3천500만 달러를 지급하고 낸드 설계자산(IP),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인력 등을 포함한 법적 소유권을 인텔로부터 최종 획득할 예정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D램에 집중됐던 회사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전략하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1, 2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인수의 총금액은 88억4천400만 달러로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인수 1단계 절차 종결 시점인 2021년 말 66억900만 달러를 납입하고, 인텔 중국 다롄 생산공장과 SSD 사업부문을 이전받았다. 같은 해 12월 SSD 사업부문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다음 달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면 다롄 공장을 포함한 인텔이 갖고 있던 핵심자산에 대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국 다롄) 법인 운영은 인텔이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그동안 공장 운영 등에 대한 논의를 함께해야 하는 추가적인 절차들이 있었다"며 "인수 작업이 끝나면 (전적으로) SK하이닉스가 원활한 사업 경영과 공장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초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나선 것은 기업용 SSD 시장에서 인텔이 1위인 삼성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그에 반해 점유율이 낮았던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인수 금액이 지나치게 높고 반도체 한파가 불어닥쳤던 2022∼2023년 적자까지 누적되면서 실패한 인수가 아니냐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였다.

최근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 AI 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만큼이나 기업용 SSD 제품의 수요가 커지면서 이번 인수가 재평가받는 분위기다.

지난 2020년 이석희 SK하이닉스 전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회사의 낸드 매출을 인수 전 대비 3배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며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2019년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은 약 5조원 수준이었지만, 작년 한 해 낸드 매출은 19조1천60억원을 기록했다. 또 SK하이닉스는 321단 TLC 및 QLC 4D 낸드 제품을 내세우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낸드 사업에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기업용 SSD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하며 흑자 전환을 했을 뿐 아니라 연간 기준으로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급과잉으로 인한 낸드 제품 가격 하락 등 시장 성장이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실제 올해 1분기 낸드 제품 가격은 13∼18% 하락이 예상된다.

하지만 공급업체의 감산 효과 및 AI 수요 증가로 3분기부터는 낸드 가격이 10∼15% 오르며 상승 전환할 전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19일 '세미콘코리아 2025 리더십 디너' 행사 후 취재진을 만나 "낸드 공급 초과로 업계가 감산을 해왔고 올해 연말 정도쯤이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낸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업계 전체가 모두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최종 인수를 앞두고 고환율로 인한 인수금 확대와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제재 강화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하는 기업의 경우 매출, 비용이 달러 베이스이기 때문에 (환율 상승으로 인한 인수금 확대 우려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국에 생산기지가 있긴 하지만 이미 미 정부로부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를 받고 있어 당분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팀 press@jeon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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