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기사의 실제 급여명세서가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집화·착불 수수료와 각종 비용을 제외한 실수령액이 1006만원에 달한 것이다.
CJ대한통운에서 12년째 근무 중이라고 밝힌 A씨는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급여명세서를 공개했다. 명세서에는 공제 후 지급액이 약 866만 원, 약 896만 원, 약 1006만 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A씨는 “공제 후 실수령액이 평균 800만~1000만원 수준”이라며 “주 6일 근무하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대체 인력이 배송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땀 흘린 만큼 정직하게 버는 돈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택배 기사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주민들의 이해와 배려 덕분에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A씨의 사례는 평균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택배사 기사 1203명의 월평균 총수입은 516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별로는 △컬리넥스트마일 578만2000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569만5000원 △롯데택배 498만5000원 △로젠택배 494만6000원 △CJ대한통운 493만5000원 △한진택배 471만1000원 순이었다.
소득 수준에 대한 만족 비율은 로젠택배 50.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컬리 46.5% △쿠팡CLS 46.0% △롯데택배 44.5% △CJ대한통운 43.5% △한진택배 32.5% 순이었다. 야간 기사의 소득 만족 비율은 쿠팡CLS가 52.7%로 최상위였다.
근무일 수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대부분의 택배사는 주 6일 이상 근무 비율이 95%를 넘어 사실상 주 6일 체계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쿠팡CLS는 주 5일 이하 근무 비율이 62%에 달해 상대적으로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업체별로 소득과 근무여건에 차이가 있는 가운데, 업계는 기사들의 피로도 완화를 위해 광복절 연휴에 '택배 없는 날'을 운영한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14~15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로젠은 15~16일 배송을 중단한다.
‘택배 없는 날’은 2020년 코로나19 초기 택배 물량 폭증으로 기사 과로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도입됐다. 설·추석·광복절 등 물량 집중 시기에 자율적으로 시행돼 올해로 5년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