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신약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전사 업무를 혁신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해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한다. IT계열사를 주축으로 인공지능(AI), 로봇자동화(RPA) 등 기술을 전사 업무시스템에 적용해 디지털 기반 '혁신 DNA'를 심겠다는 목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는 IT계열사 DA인포메이션 주도로 그룹사 디지털전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AI 신약개발 역량 내재화, 디지털 기반 업무 혁신을 두 축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조직 신설, 시스템 구축 등에 나섰다.
우선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계열사 동아ST, DA인포메이션과 함께 내달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테스크포스팀(TFT)'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 조직은 동아ST 내 AI 신약개발 기술, 인재 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동아ST 내 데이터 및 IT 활용 현황, 수요 영역, 필요 자원 등을 파악하고 플랫폼 개발 과정을 설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동아ST는 최근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 크리스탈파이 등 AI 신약개발 기업과 연이어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AI 접목이 필수로 떠오르면서 외부 기업과 협업을 이어가되 자체 기술 확보도 중요한 만큼 TFT를 통해 이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약개발뿐 아니라 전사 업무 혁신을 위한 AI전환(AX)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DA인포메이션은 전 임직원의 '1인 1봇' 전략에 따라 AI, RPA를 결합한 자동화 업무 프로세스 구축을 준비 중이다. 각 계열사와 현업 업무 자동화 수요를 파악하고 최적 사례를 공유할 '오토워크 허브'를 4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동시에 이르면 내년부터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기존 D-포털, D-클라우드 등 자체 인프라를 마이크로소프트 AI 워크플레이스 기반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M365 기반 협업 플랫폼으로 재구축해 통합 AI 워크플레이스 환경을 완성한다. 또 연구개발(R&D), 생산품질(GXP), AI 워크플레이스 3개 부문의 협의체도 운영한다. 그룹 전체가 움직이는 디지털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선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그룹 차원의 디지털혁신에 나선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조직으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핵심 계열사인 동아ST는 지난해 7000억원(6979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적자에 빠졌다. 올해 들어서도 1,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에 빠진 상태다. 주력 제품인 성장호르몬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R&D 투자 증가와 항암신약 'AFM32'까지 개발 중단하며 손실이 커지고 있다.
핵심 성장동력인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기 위해 AI 등 기술접목이 중요해진데다 전사 차원의 업무혁신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는 게 필요해지면서 그룹차원의 디지털전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홀딩스는 이 같은 전략을 설계·수행하기 위해 지난 4월 AXA손해보험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역임한 한혜진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DA인포메이션 창립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이자 IT 전문가가 수장이 된 것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최근 신약개발 부문에 AI가 필수로 적용되는 만큼 관련 기술 확보가 중요해 TFT를 꾸린 것”이라며 “이외에 다양한 디지털전환 활동들은 계열사 경쟁력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