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가 20년 키운 韓 기업, 고용·매출 국내 평균의 2배[시그널]

2025-11-12

사모펀드(PEF)가 투자한 국내 기업의 고용·매출 성장률이 국내 기업 평균의 두 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PEF가 단순한 자본 제공자를 넘어 투자 이후 실적 개선과 추가 고용을 동반시키는 사회·경제적 순기능이 수치로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인앤드컴퍼니가 국내 13개 주요 PEF 운용사에 소속된 포트폴리오 기업 304곳을 대상으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동안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은 연평균 12% 수출은 연 11% 증가한 것으로 12일 집계됐다. 같은기간 국내 전체 기업의 평균 매출 증가율이 4%, 제조업 수출 증가율이 3%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3~4배에 달한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베인앤드컴퍼니가 발간한 '한국 사모펀드 산업의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수록됐다.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PEF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고용 지표 역시 국내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PEF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기업의 고용은 연 9% 증가해 같은 기간 국내 기업 평균(3%)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임금 역시 연 9% 상승해 일자리의 양과질 모두 긍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EF가 투자한 기업의 정규직 비중은 94%로 동일 산업 평균인 약 60%를 크게 웃돌았다.

국내 PEF 시장은 약정액 기준 154조 원으로 성장해 최근 20년간 3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PEF가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국내 M&A 거래의 약 60%를 담당하는 핵심 투자 주체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간자본을 기반으로 산업 전반의 성장과 구조 개편을 이끄는 성장 엔진으로서 그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PEF의 이러한 질적·양적 성장은 PEF의 '적극적 자본 전략(active ownership)'이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통 PEF는 기업에 대한 첫 투자 이후에도 추가적인 성장 자본·운영 역량을 결합해 투자 기업의 성장과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전체 포트폴리오 기업 중 17%는 평균 690억 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산업이 전환점을 맞이하던 시기에 구조 개편의 촉매제 역할도 수행해왔다. 특히 국내 대기업이 보유한 비(非)핵심 사업부를 분리해 독립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카브아웃(carve out)'은 PEF의 대표적인 역할 사례로 꼽힌다.

향후 국내 PEF의 도약을 위해서는 규모가 더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글로벌 상위 운용사와의 격차가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 1위 운용사 블랙스톤의 운용자산(AUM)은 1조 1000억 달러, 2~3위인 아폴로와 KKR는 각각 7500억 달러와 6380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최원표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대표는 “국내 PEF는 숫자로 입증된 성과를 바탕으로 이미 한국 산업의 중요한 성장 파트너가 됐다”며 “앞으로는 규모 확대, 전문성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해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자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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