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복귀하는 ‘바다 위 군사기지’…美 조지 워싱턴호 항모 위력은 얼마나 되나[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2024-11-17

지난 5월에 동북아 지역을 관할하면서 유사시 한반도 투입 등 대북 억제 임무를 맡은 미국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이 로널드 레이건호(CVN-76)에서 조지 워싱턴호(9만7000t급·CVN-73)로 약 9년 만에 교체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화제를 모았다,

교도통신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호가 미 해군 7함대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떠나 태평양 연안 워싱턴주 브레머턴 해군기지로 이동해 정비 작업을 진행한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2015년 10월 요코스카에 입항해 약 8년 8개월간 중국과 북한에 대응해 주변 해역 경계 등을 해 왔다.

교도통신은 로널드 레이건호를 대신해 조지 워싱턴호가 올 하반기 요코스카에 재배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조지 워싱턴호의 일본 배치는 2008년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조지 워싱턴호는 2015년 일본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뒤 2017년부터 9년여 간 버지니아주 뉴포트뉴스항에서 핵연료를 교체하고 작전 수행을 위한 수리 및 장비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다시 동북아 지역 작전에 실제 배치된 것이다.

지난 5월 미 해군 7함대 고정 배치 항모전단인 로널드 레이건이 미국으로 돌아가고, 증원 전력으로 전개됐던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8월 초부터 중동으로 빠지면서 7함대는 전례 없는 항모 공백 사태에 처해있지만, 조지 워싱턴 항모전단이 미 해군 7함대 고정 배치 항모 임무를 이어 받게 된 것이다.

미 해군 제7함대는 함대 자체 전력만 놓고 보면 웬만한 국가들의 군사력을 능가할 정도의 최강의 전력을 가진 해군부대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평가의 배경은 항공모함이다. 미국은 7함대에 항모 1척을 상시 고정 배치하고, 필요에 따라 1~2척의 항모를 추가로 파견해 서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한다.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한미일 3국이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한 2차 프리덤 에지 훈련에 참가했다. 프리덤 에지는 3국 간 상호 운용성을 증진하고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다.

9년여 만에 복귀해 동북아 지역을 관할하는 ‘바다 위 군사기지’로서 위용을 과시하며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바다 위의 군사기지시’로 불리는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000t)의 위력은 얼마나 될까. 항공모함은 가진 나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10개국 뿐에 불과하다. 한 척 당 건조 가격은 크기와 추진방식, 탑재 장비 등의 재원에 따라 일반적으로 약 2조 5000억 원 ~ 7조 5000억 원에 이른다. 유지비는 연간 3000억 원~5000억 원 수준이다.

규모는 매머드급이다. 항모 비행갑판 길이가 360m이고 폭은 92m에 달했다. 각종 안테나 등이 설치된 돛대까지의 높이가 81m로 20층 빌딩과 맞먹는 규모다. 평소에 격납고는 작전시에 비행기로 가득 차 있다. 작전 명령이 떨어지면 비행준비가 완료된 항공기는 가로 20m, 폭 15m 크기의 대형승강기 4곳을 통해 비행갑판으로 이동해 즉시 출격한다. 출격하기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신속하게 작전에 투입된다.

비행갑판만 1만8211㎡로 축구장 3배 크기에 달한다. 미 해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를 보유하고 있다. 슈퍼호넷은 기존 호넷 전투기의 성능을 개선한 기종으로 공중전과 지상전의 임무를 수행하고 열감지기와 야간투시기능을 이용해 야간작전도 가능한 최신예 항공기다.

‘하늘에 떠 있는 레이더 기지’로 불리는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2대는 컴퓨터와 레이더, 통신기기를 갖추고 있다. 원거리의 적기와 지상의 상황 탐지분석, 지상의 전투부대에 대한 지휘·통제도 가능하다.

고강도방해전파를 발사해 적군의 레이더망이나 무전기기 등을 무력화시키는 능력을 가진 전자전투기(EA-6B)와 잠수함을 탐지해 공격할 수 있는 헬기 SH-60F(시호크)도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유도미사일과 요격미사일, 함포, 전자전 장비 등 첨단무기로 무장한 조지 워싱턴호는 20년간 연료공급 없이 운항할 수 있는 2기의 원자로를 갖추고 있으며 최고 30노트(시속 55㎞)의 속력으로 운항하는 것이 가능하다.

조지 워싱턴호는 6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고, 5000여 명의 승조원들이 근무 중이다. 항모에는 치과의사, 예술가, 기상예보관, 기자, 사진사, 이발사, 요리사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3360개의 선실과 체육관 등 다양한 휴식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바다 위의 독립된 도시’로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다.

조지 워싱턴 (CVN-73)은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니미츠급(Nimiz Class)의 6번함으로 중기형에 속한다. 미 해군 7함대의 핵심전력이다.

니미츠급 항모 제원을 살펴보면, 보통 길이 332m, 폭 76m, 높이 62~72m로 20~24층 건물 높이다. 비행갑판의 넓이는 축구장 3배 크기다. 닻 하나의 무게도 27t, 닻을 매단 쇠사슬 한 마디의 무게는 160kg이다. 건조에 들어간 강철재의 무게는 5만4000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고에서 비행기나 헬리콥터 등을 갑판 위로 이동하는 데 쓰이는 엘리베이터만 해도 길이 30m, 너비 20m가량이다. 만재 배수량은 9만7000t에 달한다.

니미츠급 항모 1척에는 보통 80여 대의 각종 항공기가 탑재된다. FA-18 C/D ‘호넷’, FA-18 E/F ‘슈퍼 호넷’, EA-6B 전자전기, E-2C ‘호크 아이’ 조기경보통제기, C-2 수송기, SH-60 헬기 등이 포함돼 있다. 탑재된 항공기 전력은 웬만한 소국의 공군력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항모강습단의 눈 역할을 맡는 호크아이에 탑재된 AN/APS-145 레이더는 반경 550㎞까지 탐색하고 2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한번에 탐지하는 게 가능하다.

원자로 2기를 이용해 4개의 증기 엔진이 뿜어내는 힘은 26~28만 마력에 달한다. 최대 속력은 30노트(시속 55㎞) 이상으로, 20년 동안 연료 재공급 없이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다.

특히 항모를 따라다니는 9600t급 이지스 구축함과 9600t급 미사일 순양함, 군수지원함, 핵미사일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SSBN) 등도 함께 한다. 따라서 미 항모 1척이 움직이면 최소 순양함 1척, 구축함 3척,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1척이 집결하는 셈이다. 웬만한 나라의 해·공군 군사 전력을 능가하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의 건조비용은 평균 45억 달러로 추정된다. 가장 최신형인 조지 부시(CVN-77)의 경우 62억 달러(7조 6550억 원)가 들었다. 연간 운영유지비는 평균 3000억 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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