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정부가 약 8억 원을 들여 가자 전쟁의 이름을 ‘철검 전쟁’에서 ‘부흥 전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8일(현지 시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오는 19일 회의를 열어 '철검 전쟁'이라고 부르던 자국의 군사작전 명칭을 '부흥 전쟁'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이 안건에는 "철검은 임시 명칭일 뿐"이라며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살인적인 공격으로 시작해 7개 전선으로 확대된 이 전쟁은 앞으로 '부흥 전쟁'으로 불릴 것"이라는 제안 취지가 담겼다고 한다.
이는 이스라엘의 전쟁이 자국을 기습해 민간인들을 살해했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소탕하는 차원을 넘어 요르단강 서안, 레바논, 시리아, 예멘, 이라크, 이란의 반(反)이스라엘 세력을 상대로 확전됐던 것을 강조하려는 표현으로 보인다. 명칭을 변경하려는 시도 자체가 2년여에 걸친 전쟁이 사실상 종식됐음을 상징하는 움직임일 수도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군이 내놓은 작전명 '철검'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전쟁 만 1년을 추모하는 크네세트(의회) 행사에서도 전쟁명 변경을 제안했지만, 당시 이스라엘의 인질 가족 관련 단체들이 "인질의 귀환 없이 부흥이란 없다"며 단호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이후에도 전쟁 발발 시점인 유대 명절 수코트(초막절)의 마지막날을 가리키는 '심하트토라 전쟁', '10월 7일 전쟁' 등 대안이 제시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코트 마지막날에 유대인들이 성서 모세오경 가운데 창세기의 첫 부분을 읽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창세기 전쟁'이라는 이름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전쟁 명칭을 바꿀 경우 총 200만셰켈(약 8억6000만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가자 전쟁 휴전 협정이 발효됐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 오랜 기간 쌓인 불신으로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하마스는 휴전 협정 발효 후 생존 이스라엘 인질 20명을 전원 석방했으나 사망 인질 유해는 총 28구 가운데 처음에 4구만 돌려보내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추가로 시신을 포함해도 이스라엘로 돌아온 사망 인질의 시신은 현재 총 12구에 불과하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파괴 상황이 심각하고 이스라엘이 아직도 가자 지구 여러 곳을 점령하고 있어 시신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전쟁 종식 선언 이후 이스라엘군이 47건의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분명한 협정 위반이라며 인질 송환 마무리 문제와 라파 국경 검문소 개방 여부를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파 검문소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아닌 외국으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문'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전쟁 발발 후 1년 5개월 넘게 장악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협정 이행 신경전에 대해 "이러한 사건들이 휴전 협정을 완전히 붕괴시킬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면서도 "양측 간 깊은 신뢰 부족으로 1단계 협정보다 복잡한 2단계 협정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