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민간 균형의 힘···동부·대보, 불황 속 수주 공식 바꿨다

2025-12-30

건설업계가 수년째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수주 환경이 갈수록 위축되는 가운데, 몇몇 중견 건설사들이 정반대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 동부건설과 대보건설은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전략적인 수주를 앞세워 나란히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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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올해 신규 수주 4조원 돌파, 역대 최고치

대보건설 올해 약 2조730억원 수주, 지난해보다 23% 증가

대형 민자사업, 철도, 산업시설 등 다양한 분야 수주 확대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4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수주 기록을 세웠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원가 부담, 민간 수주 위축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달성한 성과로, 주요 중견 건설사 중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의 질적 전환이 수치로 증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부건설의 수주 성과는 공공공사의 안정성과 민간·산업시설 분야의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데서 비롯됐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발주한 '용인캠퍼스 상생시설 신축공사'를 수주하며 민간 산업시설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기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내 연면적 17만1339㎡,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의 상생시설을 조성하는 공사로, 총공사비는 약 1924억원, 공사기간은 약 29개월이다.

특히 동부건설은 2023년 'SK하이닉스 청주지원관 프로젝트' 준공 후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수주에 이어 용인캠퍼스까지 잇달아 확보하며, 발주처와의 신뢰를 수주 경쟁력으로 전환해 왔다.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 설계, 사전 현장 답사를 통한 정밀 원가 분석, 공정·품질·안전 관리 역량을 결합한 전략이 반도체 산업 특유의 높은 기술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며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보건설의 행보도 만만치 않다. 대보건설은 올해 수주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약 2조 73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조6820억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불과 1년 만에 기록을 다시 쓴 셈이다.

올해 초부터 대보건설의 수주고는 빠르게 쌓여갔다. 3월 인천국제공항 제2국제업무지역 항공업무시설 개발사업(BOT), 서울교육대학교 인문관 개축 및 부산대학교 생활관 개축 BTL 사업 등 약 1700억원 규모의 건축 민자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7월 말에는 약 7400억원 규모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3공구를 확보하며 일찌감치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하반기에도 수주 행진은 이어졌다. 정부부산지방합동청사 신축공사에 이어, 11월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단지조성공사를 1060억원에 수주했고, 12월에는 인천영종 A62블록 아파트 건설공사와 고양은평선 광역철도 1공구까지 확보했다.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과 철도·상수도·도로 등 토목 공종 전반으로 수주 저변을 넓힌 점도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공통점으로 '균형'을 꼽는다. 동부건설이 공공과 민간, 특히 전략산업 중심의 산업시설에서 성장 축을 다졌다면, 대보건설은 공공부문 강점을 기반으로 민자·대형 토목공사까지 안정적으로 외연을 확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기업의 이 같은 수주 성과는 업계 전반적인 실적 하락과 수주 절벽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단순한 호실적을 넘어 중견 건설사의 생존 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도 평가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수주 전략을 통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2026년에도 공공부문의 강점을 살려 양질의 수주 물량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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