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십오 세 소년은 몸이 아파서 / 하루 놀려다가 뚜드려 맞았네 / 몽두리 맞고서 굴 안에 끌려와서 / 천장이 떨어져서 이 세상 이별했네 / 죽은 아 꺼내서 손발을 만지면서 / 눈물을 흘리면서 이름만 불러봤네 / 감독놈들 몽두리 들고서 죽은 사람 옆에 두고 석탄 담아내라 했네.” 이 노래는 <강제연행된 조선인 석탄광부의 노래> 가운데 일부입니다. 지난 2010년 8월 6일부터 17일까지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 주관으로 갔던 '경술국치100년 한일평화를 여는 역사기행' 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타큐슈의 치쿠호 탄광을 시작으로 나가사키, 시모노세키, 오사카, 교토 등지의 조선인 강제노동현장과 여러 추도시설 그리고 도쿄의 야스쿠니신사에 강제로 합동 제사 되는 조선인 2만 1천 명의 영혼을 유족이 원하는 곳에서 제사 지낼 수 있도록 요구하는 답사 일정이었습니다. 그때 답사단들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에 끌려가서 강제노역하다가 죽은 조선인 얘기를 듣고 조용히 눈물만 흘릴 뿐이었지요.
최근 언론에는 “사도광산 뇌관이 끝내 터져 군함도에 이어 일본에 또 '뒤통수'를 맞았다.”라고 성토하는 기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한국 정부의 동의 아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일본 니가타현의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1천200∼1천500명의 조선인이 동원돼 강제노역했던 아픈 역사가 서린 곳입니다. 이곳 사도광산 건은 지난 2015년 '군함도' 건에 이어 일본이 또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뻔한 일본의 속내에 한국 정부는 알면서도 손을 내밀어 준 것은 아닌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