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인조 걸그룹 ‘트리플에스’ 만든 정병기 모드하우스 대표

‘과연 진짜로 나올까. 나온다 한들 지속 가능할까.’
3년 전, 24인조 걸그룹이 데뷔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품었던 의문이었다. 트리플에스(triple S), 무려 24인조다. 블랙핑크·에스파(4인조)처럼 멤버를 적게 두는 게 최근 추세인데 이에 역행하는 흐름이었다. 가요계에선 제작 과정에서 엎어질 거라는 소문도 무성했다. 하지만, 이제 의문들은 지워진 상태다. 트리플에스는 ‘Girls Never Die’ 등 3곡을 차트 1위에 올렸고, 지난달에도 ‘크리스마스 얼론(Christmas Alone)’을 내는 등 순항 중이다.
모든 가수가 BTS·블랙핑크가 될 순 없어
무모해 보였던 프로젝트를 성과로 증명한 건 정병기 모드하우스 대표다. 그의 파격적 실험이 처음은 아니다. 7년 전에도 ‘100억원대 프로젝트’라며 화제를 모았던 이달의소녀를 제작한 전력이 있다. 매달 1명씩 데뷔한 뒤 1년 후 완전체 12인조 걸그룹으로 데뷔하는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제작자로서의 생각을 눌러 담은 책 『기획의 감각』을 낸 그를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왜 24인조 걸그룹을 만들었나.
“팬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재미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경우의 수가 가능한 레고 같은 팀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레고 블록이 4~5개 밖에 없으면 어렵지 않나. 24인조가 필요했던 이유다. 이 안에서 6~7명의 조합으로 다시 걸크러시 걸그룹을 만들거나, 5명으로 카라 같은 팀을 만들 수도 있다. 유닛 조합으로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기존 그룹은 일단 센터 등 고정 역할이 주어지면 이후 흔들기가 어렵다. 하지만 트리플에스는 다양한 유닛 활동 덕분에 기회가 많다. 이전에 잘 안 보였던 멤버가 이번에 두각을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서사도 만들어진다.”
유닛은 어떻게 구성하나
“팬들이 참여하는 투표로 만든다. ‘코스모’라는 자체 개발 앱이 있는데 여기서 ‘그래비티(Gravity)’라고 부르는 투표를 통해 유닛 구성뿐 아니라 타이틀 곡, 티저 영상 선정 등 많은 것이 이뤄진다.”

트리플에스는 지금까지 8인조 ‘러블루션(LOVElution)’를 비롯해 15개의 자체 유닛그룹을 만들어 음반을 냈다. 3년간 그룹 전체가 낸 음반이 26개다.
24인조인데다 음반 제작도 많다. 수익화가 가능한가.
“큰 문제가 없다. 코스모에서 ‘오브젝트(Objekt)’라고 하는 멤버 포토카드의 수집과 교환이 이뤄진다. 멤버들은 여기서 발생하는 수입으로 공연이나 음반 판매 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이런 교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4~5인조가 아닌 다인조가 필요했다. 음반 제작비도 코스모의 오브젝트 판매 등으로 회수하고 있다. 음반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이유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음반이 안 팔려도 트리플에스는 생존이 가능하다.”
트리플에스를 이해하는 데는 ‘문턱’이 있다. 독특한 세계관과 명칭을 부여해서다. 이런 실험적 시도는 자생력을 위해 팬덤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팬들의 재미와 참여를 최대치로 끌어내기 위한 장치들이다. 정 대표는 “아이돌 산업은 한 번의 ‘대박’을 쫓아서 뛰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모두가 BTS나 블랙핑크처럼 성공할 순 없다”며 “트리플에스는 그런 좁은 확률에 기대지 않고도 시스템으로 지속가능한 걸그룹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태지컴퍼니·JYP엔터테인먼트 거쳐
책에서 “트리플에스는 처음부터 노래와 춤 실력은 보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웠다”고 했다.
“외모가 기본이지만 매력이 가장 중요하다.”
걸그룹 데뷔를 위해선 높은 수준의 춤과 가창력이 요구된다.
“그건 연습으로 갖출 수 있다. 트리플에스의 첫 번째 멤버(S1) 서연이는 춤과노래를 한 번도 배워본 적 없지만, 매력 때문에 영입했다. 데뷔까지 9개월 걸렸다.”

모드하우스 대표이자 프로듀서인 정 대표는 1979년생. 가요계 제작자 중 젊은 축에 속하지만 음악 산업에 뛰어든 지는 제법 오래됐다.
음악 산업은 어떻게 시작했나.
“2000년대 초반 서태지컴퍼니에서 사원으로 일했던 게 시작이다. 거기서 음악 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배웠다. 이후 JYP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원더걸스, 2PM 등의 제작에 참여했고 그 외에 러블리즈, 인피니트, 헤이즈 등의 음반을 만들었다.”
최종 학력이 고교 중퇴다.
“사고를 친 건 아니었고(웃음), 학교에서 더 배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나이의 치기였지만 이후 주변에 잘 생긴 음악하는 친구들을 모은 뒤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서 5인조 고등학생 밴드를 만들었다. 혜화동의 소극장을 빌려서 공연도 했다. 그때는 좋은 밴드를 만들면 곧 가요계 데뷔도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렇진 못했다.”
서태지컴퍼니에선 어떻게 일하게 됐나.
“90년대 후반부터 PC통신(하이텔)에 음악에 대한 글을 많이 올렸는데, 거기서 조금 주목받게 되면서 연락을 받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보이그룹을 낼 계획이다. 아이덴티티(idntt)라는 그룹이다. 이번에도 24인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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