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AI 규제 과감한 완화 선언
- 프랑스 파리, 유럽의 ‚AI 허브 될 것‘ 야심
- 미・중・EU 간 AI 내러티브 주도권 잡기 각축 본격화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은 앞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기술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AI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할 예정이다.
2월 10일(프랑스 파리 시간 기준) 파리 그랑 팔레(Grand Palais)에서 열린 ‚인공지능 액션 서밋(Articial Intelligence Action Summit)‘ 행사에서 전 세계 각국을 대표한 정부 관계자들과 테크 업계 지도자 및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은 참석자들을 향해 유럽연합 특히 그 중에서도 프랑스에서 인공지능 기술 산업 투자를 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올해 제3회를 맞는 인공지능 액션 서밋은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영국 런던과 우리나라 서울에서 열린 바 있으며, 올해는 프랑스가 인도와 공동으로 2월 10일~11일 이틀간 주최한다.
프랑스에서 주최된 이번 인공지능 액션 서밋 행사는 사실상 AI 기술을 향한 유럽 경제권의 전폭적 태도 및 정책 변화를 반영한 분수령적 순간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같은 날(벨기에 브뤼셀 시간 기준) 헨나 비르쿠넨(Henna Virkkunen) EU 집행위 디지털 담당 수석 부 집행위원장은 앞으로 EU 경제권에서 AI를 사업 친화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AI 기술 관련 규제 및 법안을 간소화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EU는 작년인 2024년 세계 최초로 광범위한 AI 법(AI Act)을 통과시키고 AI 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최근 재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1일 취임 즉시 AI 규제 행정명령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뒤따른 조치로 미국과 AI 기술 경쟁력과 혁신에 동참하겠다는 EU 측의 적극적 태세 변화로 해석된다.
기조연설에 참가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온 친(親) 테크파 정치인이다.
2023년 론칭한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해 최근 중국이 딥시크(DeepSeek)를 공개하는 등 미중간 AI 기술 패권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유럽이 글로벌 AI 경쟁력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번 연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 측은 AI 연구개발 및 사업을 희망하는 해외 및 자국 테크 기업들로부터 1,090억 유로(우리 돈 약 163조 원) 규모의 투자를 확보해 파리를 국제 경쟁력 있는 AI 개발 허브(hub)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야심을 분명히 했다.
프랑스 AI 프로젝트에 투자를 약속한 기업들로는 앞서 2024년 5월에 보도된 아마존닷컴(amazon.com Inc., 금액 12억 유로(약 18조 원, 고용 3,000명),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금액 40억 유로(약 6조 원), 그래픽 칩 2만 5,000개 공급, 멀하우스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외에도, 캐나다 투자 기업 브룩필드(Brookfield, 200억 유로(약 30조 원)와 미국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 프랑스 이동통신사인 일리아드(Illiad)와 오랑주(Orange), 토종 프랑스 AI 개발 기업인 미스트랄(Mistral)과 신테지아(Synthesia) 등이 포함돼있다.
마크롱 대통령실 측에 따르면, 프랑스 AI 개발 사업에 가장 큰 액수를 제공한 투자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다. UAE로부터 총 AI 프로젝트 예산 중 절반가량인 500억 유로(우리 돈 약 75조 원) 규모의 지원을 받게 될 프랑스는 UAE AI개발 캠퍼스 인프라 중 일부로서 프랑스 본토에 1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신규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강조한 당위성과 목표는 프랑스 자체적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AI 프로젝트 투자 유치 금액은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향후 4년간 미국의 AI 기술 투자를 위해 승인한 5,000억 달러(약 723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에 비하면 약 20%가량에 불과하다.
그러나 프랑스 내 테크 업계 지도자와 기업가들은 이 예산의 규모는 마크롱 정부의 AI 야심과 의지를 표현하기에 충분한 청신호라 보고 오는 2~5년 내로 글로벌 AI 경쟁에서 선두적 지위를 굳히는데 도움이 될 조치라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 로이터 통신, 미국경제금융뉴스 TV CNBC 등이 보도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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