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부르는 운도 결국 자신이 만드는 것

2025-01-11

성공을 좌우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겠지만 유전자처럼 타고난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무작위적인 요인, 즉 운도 필요하다는 것을 살면서 느끼게 된다.

실제로 최근 연구들은 개인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부뿐만 아니라 행동 패턴이나 건강까지도 운의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특히 어릴 때의 운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어려서 겪은 성공이나 실패가 인생에 더 크고 지속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된다.

그렇다면 운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어떻게 연구할 수 있을까. 마이클 시한 미국 코넬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대규모 생쥐 연구를 발표해 이 질문에 접근했다. 560㎡의 넓은 공터에 어린 생쥐 100마리를 풀어놓고 무선 주파수 인식 장치를 이용해 이들의 움직임과 상호작용을 성체가 될 때까지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타고난 능력의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서 서로 유전자 차이가 미미한 근친의 생쥐를 사용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관여를 최소화하고 타고난 차이가 아주 적은 생쥐들이 자기들끼리 알아서 살아가게 하면, 관찰되는 행동 양상의 차이는 운의 효과일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실험용 공터에는 먹이를 섭취할 공간을 16개 마련해 주었다. 수컷 생쥐는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 경쟁을 했다. 반면 암컷 생쥐는 별다른 영역을 만들지 않고 여기저기서 먹이를 먹었다. 이런 상황을 수량화해 생쥐별로 돌아다닌 위치, 옆 영역을 침범하는 정도, 하루에 만나는 다른 생쥐의 숫자 등 17개의 속성으로 나누어 생쥐의 성장에 따른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17개의 속성을 수학적으로 정리해서 ‘탐색 영역의 너비’와 ‘사회적 연결의 복잡성’이라는 두 개 요소로 정리했다.

수컷과 암컷 모두 탐색 영역의 너비와 사회적 연결의 복잡성은 개체마다 특징적인 패턴을 보였다. 그리고 한 개체가 보이는 패턴은 어렸을 때는 어느 정도 변화를 보이지만, 성체가 되면 안정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쉽게 변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비록 유전적으로는 아주 비슷한 생쥐들을 키웠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다양한 성격의 생쥐를 얻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수학적인 모델링을 도입했다. 여러 방법 중 ‘경쟁적 되먹임’을 고려한 모델이 성격 다양성을 잘 설명했다. 경쟁적 되먹임이란 먹이를 얻기 위한 경쟁에서 승리한 경험 때문에 해당 생쥐가 현재 성격을 더 강화하는 것이다.

경쟁에서 패배한 생쥐는 현재의 성격을 바꾸며 새로운 성격을 형성한다. 경쟁적 되먹임 모델은 특히 경쟁을 빈번하게 겪는 수컷 생쥐의 성격 변화 과정을 잘 설명했다. 비슷한 개체 간에 생긴 경쟁에서 운 좋게 이긴 동물은 더 기세등등해지고, 운 없이 진 동물은 점차 활동을 줄여간 것이다.

이번 연구는 운에 의한 효과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생쥐의 행동 발달은 운이 만들어준 상황에 순응하며 경쟁적 되먹임으로 행동을 강화한 결과다. 이 점은 ‘우리는 어떻게 다르게 살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시사한다. 비록 불운에 의해서 한두 번 원하지 않는 결과를 마주하더라도 경쟁적 되먹임을 의지를 담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한다면 결국에는 우리가 원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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