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주우정 현대ENG 대표 '재신임'···내실 다지기 '방점'

2025-12-19

현대자동차그룹이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의 유임을 결정하고, '내실경영' 기조에 힘을 실어 줬다. 그룹 차원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수익 구조 안정화와 재무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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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3분기 수주잔고 27조233억원, 전년 대비 22.4% 감소

원가율 93.6%로 1년 전보다 2.2%p 하락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1분기 1042억원, 2분기 1100억원, 3분기 335억원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전날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우정 대표이사 사장을 유임했다. 지난해 11월 선임된 주 사장은 취임 1년 만에 재신임을 통해 내년에도 회사를 이끌게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대형 프로젝트 관리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상당한 부담을 떠안았다. 하지만 주 사장은 수주 공백과 사업 불확실성 속에서도 원가 경쟁력 강화와 비용 구조 효율화에 주력하며 재무 체질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성과를 인정하고 '리더십 안정화'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27조233억원으로 지난해 말(34조8247억원) 대비 22.4% 감소했지만, 원가율은 93.6%로 1년 전보다 2.2%p(포인트) 하락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EPC(설계·조달·시공) 전반에서 원가관리 시스템을 강화한 결과다. 이는 회사가 강조해 온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전략과도 맞물린다.

실적 면에선 지난해 4분기 대형 해외 손실 인식에 따른 빅배스 단행 후 올해 1분기 10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1100억원, 3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부터 진행한 조직 슬림화와 경영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며 재무 건전성 확보에 집중했다. 순환 휴직과 희망퇴직 프로그램 등을 시행해 인건비 부담을 줄였고, 이익률이 낮은 해외 프로젝트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정비했다. 이를 통해 내부 자금 여력을 확대하고, 향후 투자 여건을 안정화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주 사장은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 후 현대제철과 기아 등 현대차그룹 내 주력 계열사에서 재무관리를 책임지는 역할을 해왔다. 이를 통해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며 정의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로 부임한 후 1년간 수익구조 개선, 리스크 관리 강화 등 굵직한 현안을 주도했다. 내년에도 '재무적 안정' 기조 속에서 점진적인 사업 확대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관리가 까다로워지고 해외 인프라 시장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형 건설사일수록 안정적 수익 구조와 보수적 경영을 중시하는 추세"라며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번 인사는 단기 성과보다 내실을 택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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