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도심에선 최대 25만명이 모여 목소리를 냈다. '탄핵 찬성·반대' 집회 양쪽 모두 시민들은 사건사고 없이 평화로운 집회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찰이 비공식 추산한 집회 인원은 여의도 일대 '탄핵 찬성' 20만8000여명, 광화문 일대 '탄핵 반대'에 4만1000여명 규모였다. 비상 근무체제였던 경찰과 소방은 현행범으로 체포돼 연행되거나, 한랭 질환 등으로 병원 이송된 시민은 없었다고 밝혔다.
과거부터 수 차례 대규모 집회와 정권교체를 경험하며 평화적인 방식이 정착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외신도 우리나라 특유의 집회 문화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AP통신은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K팝 응원봉을 흔들었다"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단체도 평화로웠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집회 참가자들이 기발한 깃발로 창의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집회를 축제처럼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집회 현장에는 '키즈 버스'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여의도 일대에 주차된 두 대의 전세버스에는 '탄핵 촛불에 참가한 영유아와 보호자를 위한 키즈버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버스 내부에는 난방이 가동돼 어린 나이의 집회 참가자들이 추운 몸을 녹였다. 또, 자장가도 틀어 놔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좌석에서 기저귀를 가는 부모도 많았다.
이 버스는 '서울시민 16개월 지우맘'이라고 밝힌 한 시민이 보냈다고 한다. 그는 "우리 아이 500일 기념 여행비를 털어 버스를 빌렸다"면서 "지난 주 토요일 (집회에서) 기저귀 갈 곳도 없고 아이가 오래 안겨있는 거 힘들어 했다. 바람이라도 피하고 기저귀 편히 갈아보자"고 버스 아이디어를 생각한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