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구단, 팬들 불만에도 티켓값 올리는 이유

2024-10-07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구단 20곳 중 19곳이 입장권 가격을 인상했다. 구단은 부족한 재정 보충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하지만 팬들의 불만은 치솟고 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구단 경기 당일 수입이 중요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입장권 인상과 그에 대한 팬들의 불만을 비중있게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아스톤 빌라는 40여년 만에 유럽 대회에 출전하면서 티켓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빌라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입장권 가격을 70~97파운드(12만3660원~17만 1357원)까지 책정했다. 시즌 티켓을 보유하지 않은 팬이 구입하려면 최소 85파운드(15만 158원)는 내야 한다. 이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티켓 가격보다 비싸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9개 클럽이 시즌 티켓 가격을 인상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만이 예외다. 첼시 일반 입장권 가격은 5% 인상됐다. 인플레이션 압박을 이유로 13년간 유지해온 가격 동결 정책이 깨졌다. 브렌트포드 시즌 티켓 가격은 10%, 새로 승격한 입스위치는 8%, 노팅엄 포레스트는 24% 인상됐다. 울버햄튼 원더러스 성인 입장권 가격은 17%에서 23%까지 올랐고 일부 21세 이하 티켓 가격은 46.6%까지 상승했다.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한 사우샘프턴은 무려 15% 티켓 가격을 올렸다. 토트넘도 시즌 티켓 가격을 6%로 인상했다. 이렇게 하면 연간 250만~300만 파운드(44억~53억원) 추가 수익이 발생한다. 디애슬레틱은 “대부분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이번 시즌 티켓 가격을 인상했다”며 “이에 대한 팬들의 항의가 잇따랐고, 특히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 풀럼 등 팬들이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까지 벌였다”고 전했다.

딜로이트 분석에 따르면,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 전체 수익은 14% 증가하여 총 8억6700만 파운드(1조 5318억원)에 달했다. 방송 수익이 성장을 이끌었지만, 평균 리그 관중 수가 4만291명을 기록한 덕분에 경기 당 수익도 14%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는 클럽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관중 수가 늘어나고, 유럽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클럽들의 경기 수가 늘어난 결과다.

방송권 수익이 워낙 커서 경기일 수익 비중은 감소했지만 그래도 매치데이 수익은 여전히 클럽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상위권 클럽, 특히 아스널(경기일 수익 비중 22.1%)과 토트넘(21.4%)은 여전히 경기일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브렌트퍼드와 본머스 같은 작은 구단들은 경기일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8%와 3.8%로 적다. 경기장 크기가 작아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수 클럽들이 좌석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려 한다. 디애슬레틱은 “대규모 공사를 하려면 단기적으로는 티켓 가격 인상과 같은 방법으로 수익을 늘리려 한다”고 전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 당 수익이 가장 낮은 두 팀은 본머스(540만 파운드·95억 3845만원)와 브렌트포드(1130만 파운드·199억 6009만원)입니다. 이곳 홈구장은 1만1307석, 1만7250석으로 규모가 작다. 셰필드할람대학교 스포츠 금융학 강사 댄 플럼리 박사는 “프리미어리그 하위권 팀들은 방송권 수익이 클럽 전체 수익의 60~70%를 차지한다”며 “이런 작은 클럽들은 조금 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나이 구분을 변경하고 할인 혜택을 줄여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일반 티켓 가격을 사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플럼리 박사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티켓 가격을 올리거나, 경기장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것”이라며 “후자 두 가지는 정말 비용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디애슬레틱은 “팬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클럽들은 여전히 경기장을 가득 채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 이러한 가격 인상 전략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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