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트토이 전문기업 팝마트(泡泡馬特, Pop Mart)가 또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최근 라부부(Labubu) 인형 리셀가 등락과 주가 상승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팝마트가 가전 사업을 본격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소형 가전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팝마트가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라부부(Labubu): 홍콩 출신 디자이너 룽카싱(Kasing Lung)이 지난 2015년 선보인 캐릭터. ‘북유럽 숲의 정령’ 이미지를 표방한다. 중국의 팝마트가 IP 협업을 통해 판매하면서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블랙핑크 리사 인형’으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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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팔던 회사, 별안간 가전 인력 모집 중?
팝마트는 중국의 완구 회사다. 블라인드 박스(盲盒, 랜덤 박스)로 시선을 모았고, 라부부를 필두로 한 캐릭터 인형을 판매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른바 ‘굿즈 경제’ 열풍을 타고 세를 불렸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팝마트(9992.HK)의 주가도 올 들어 약 200% 오르는 등 상승가도를 달렸다. 최근에는 라부부 리셀가가 지나치게 폭등한 가운데, 지난 6월 18일 재입고 공지와 함께 인형 가치가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선 주인공이다.
그런 팝마트가 가전 업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얼마 전 소형 가전 연구개발 인력 채용 공고가 올라오면서부터다. 크리에이티브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표방하던 팝마트가 가전 시장에 뛰어들면서 현지 업계에 또 한번의 격변이 벌어질 거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해 보면, 팝마트는 대형 채용 사이트에서 기술, 품질, 구매, 제조 등 가전 업종 각 분야의 인재를 모집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레트로 소형 냉장고, 전기 포트 등 주방 소형 가전 제품군을 포함한다. 아트토이와 굿즈 판매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팝마트가 향후 IP를 활용해 소형 가전을 제작 및 판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서적 소비’ 트렌드, 정부 보조금 특수 노려
오늘날 중국 가전 시장은 필수 가전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의 질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지를 겨냥하고 있다. 특히 주방 소형 가전의 경우 ‘가성비 지상주의’를 넘어 ‘기능+디자인+정서적 가치’라는 복합적인 니즈가 소비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젊은 소비자들은 소형 가전을 구입할 때 ‘실용성’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힐링’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예쁘고 성능 좋은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불안하고 초조한 현실 속 ‘자기 만족(悦己)’ 방식의 위안을 받는 셈이다.
이처럼 소비 트렌드가 ‘기능 지상주의’가 ‘디자인 지상주의’로 전환되면서 기존 가전 업체 외에 새롭게 소형 가전 시장에 뛰어드는 제조 업체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앞서 로봇 청소기에 주력하던 주이미커지(追覓科技, Dreame)도 올 들어 가전 업계 본격 진출을 선언하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제품을 선보였다.

젊은 세대를 주 소비층으로 겨냥하는 팝마트는 가전 시장 역시 ‘정서적 소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도 캐릭터 IP를 소형 가전에 접목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면 젊은 소비자의 취향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라에몽, 헬로 키티, 미니언즈 등 유명 캐릭터 IP 콜라보로 출시된 가전은 기존에도 이미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일시적인 라이선스에 국한된 탓에 ‘외관 콜라보’에 그쳤다. 만약 자체 IP를 운영하는 팝마트가 가전을 개발하고 갖춰진 제품망과 공급망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면 기존 가전 시장의 제품과 마케팅, 판매 루트 구조 등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팝마트를 비롯한 업체들의 소형 가전 시장 진출은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과도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 최근 중국 당국은 둔화된 자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인 지원금을 풀어 ‘이구환신(以舊換新)’이라는 일종의 보상 판매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가전은 이 보조금 정책의 핵심 분야에 해당된다. 당분간 정부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책적 수혜를 노린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