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전영현 부회장 등 60명, 총 23만여주 매입…'책임경영' 실천
10조원 자사주 매입 계획…“주가 부양에 크게 기여할 것”
[화이트페이퍼=이승섭 기자] 삼성전자가 주가 급락에 대응해 지난 15일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대대적인 주가 부양책을 꺼내든 것과 맞물려 삼성전자 임원들이 올해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등기임원인 사내외 이사와 미등기임원 등 임원 60명이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해 총 23만2386주, 금액으로 총 157억7705만 원어치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사업부 수장들이 앞장서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9월 5일 삼성전자 보통주 1만 주를 주당 7만3900원에 장내매수했다. 총 7억3900만원 규모다. 이번 주식 매입으로 한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1만5000주에서 2만5000주로 늘었다.
올해 새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을 맡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도 취임 후 자사주를 총 6억8950만 원어치 사들였다.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13일 주당 7만5200원에 5천주를, 이어 9월 25일에 주당 6만2700원에 5000주를 각각 장내에서 매수했다. 현재 전 부회장은 자사주를 총 1만7000주 보유했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10억1500만 원어치를 취득했다. 올해 매입 금액으로는 삼성전자 사장단 중 1위다. 6월 3일 주당 7만3500원에 5000주, 9월 9일 주당 6만9500원에 5000주, 10월 11일 주당 6만 원에 5000주를 각각 장내에서 사들였다. 현재 노 사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는 총 2만8000주다.
통상 주가 하락기에 회사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해 주가 반등에 긍정적 할을 한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 11일 장중에 연고으로 8만8800원을 찍은 이후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실적 부진 등에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 14일에는 4만9900원으로 마감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6월 15일(종가 4만9900원) 이후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밀려났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회획을 내놓은 것도 부진의 늪에 빠진 주가 반등을 위한 조치다.
이전에도 자사주 대거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린 점을 감안하면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9조3000억 원어치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전날인 2017년 1월 23일 3만860원이던 주가가 그 해 11월 1일 5만7220원으로 50%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매입할 자사주 10조 원어치 중 3조 원은 3개월 내 장내에서 매수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주가 부양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