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라운 용인술이다. 기대 이상의 실용인사와 시장중시, 협치가 돋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초기에 순항하고 있다. 비교적 잘하고 있다. 가장 우려했던 극단적인 좌파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이념보다는 실용정책으로 가고 있다. 진영보다 능력을 앞세우는 용인술도 두드러진다. 포용적 성장과 기업활성화를 위한 감세와 규제개혁 드라이브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좌우이념을 넘어서려는 그의 의지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시장친화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은 놀라운 변화다.
이 대통령의 실용정치로 인해 지지율이 60%대를 넘나들고 있다. 좌파는 물론 중도층도 이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긴 것도 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가장 주목되는 것은 산업통상장관과 중소벤처기업장관, 과기정통부장관 등에 기업인 출신을 기용한 점이다.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산업통상부 장관에, 네이버사장 출신의 한성숙씨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과기정통부 장관에 전격 지명한 것은 '신의 한수'로 보일 정도다.
좌파 특유의 반기업정서보다는 실용을 중시하고, 성과과 실적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에서 AI사업을 총괄했던 하정우씨를 AI미래기획비서관에, LG그룹의 윤창렬씨를 국무조정실장에 발령한 것도 돋보인다.
경제팀에 기업인 등 시장에서 잔뼈가 굵고 최고의 실적을 냈던 인사들을 전격 기용한 것은 참신하다. 한국의 기업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다. 미국 일본 유럽의 경쟁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갈고 닦은 고수들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인들을 경제팀에 안정적으로 배치한 것은 앞으로 경제회생과 혁신, 미래 먹거리 개발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인 중용 이 대통령 용인술 '신의 한 수'
한국 관료들은 이미 우물안 개구리로 전락했다. 기업인들에 비해 3류, 4류로 처져있다. 관료보다는 기업인을 중시한 것은 파격적인 용인술이다. 전임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법대와 검사, 3~4류 관료출신으로 내각을 꾸려 혁신과 국가전략도 없고, AI 등 미래먹거리 개발에 소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좌파 대통령이 무능한 우파 대통령보다 한 수 우위의 정치를 보이고 있다. 그는 성남시장과 경기도 지사를 역임하면서 행정실무에 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권을 거머쥐면서부터는 국가경영을 위해 실력있고 검증된 기업인들을 기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필자는 평소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해 왔다. 이런 연유로 보수성향의 언론인으로 자리매김했으며 대선기간 이 대통령의 극좌적 행보와 언행에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경제팀 인선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와 정책에 대해 매우 우려했던 필자로선 의외의 신선한 경제팀 발탁에 깜짝 놀랐다. 그동안 치밀하게 집권플랜과 인선작업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전에 이중적인 언행과 반시장적인 포퓰리즘 발언, 극단적인 좌파적 행보 등을 보였다. 그러나 5000만 국민의 선장이 되고 나서는 확연히 달라졌다. 안정된 국정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정책은 확실히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복지도 안정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같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극단적인 좌파정책과는 확실히 차별화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고리1호 원전을 폐쇄하는 정치쇼를 벌인 후 과도한 반기업 친노동정책으로 국가경제를 멍들게 했다. 문재인은 국가 쇠락의 길로 나라를 몰아간 암군(暗君)이었다. 무능하고 교활한 극좌 대통령이었다. 경제도 망치고, 안보도 노골적인 반미친북 친중행보로 위태롭게 만들었다. 북한 독재자 김정은에게 굽신거려 국민적 자존심과 명예에 상처를 줬다. 김정은의 핵을 노골적으로 용인해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핵의 인질과 노예로 전락하게 만들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의 치명적인 과오와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듯하다. 좌파 대통령이면서도 실용적인 시장경제정책을 추진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통령의 출범초기는 합격점을 받았다. 3000포인트를 돌파한 주가가 증명하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타트업기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감세 및 투자 촉진책, 규제 개혁, 반도체 산업지원 등도 경제활력 회복에 기여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재임기간 코스피지수 5000포인트 돌파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주가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주가는 경제실적을 반영하는 것이지, 최고통치권자가 특정지수를 언급한다고 해서 따라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갈수록 그의 정책과 리더십 등에 의해서 경제성장과 주가지수가 냉정하게 보여 줄 것이다.

전방위적 무능함 드러낸 국민의힘 통렬히 반성해야
국힘 등 보수진영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실용정부와 기업인 중용 등은 국힘으로선 상상도 못한 파격적인 인사이기 때문이다. 무능하고 혁신에 둔감한 관료와 검사 판사 등 법조인 법조인 내각을 꾸리는데 익숙했던 보수정권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경제팀에 시장과 월가 출신들을 중용하는 것을 벤치마킹한 것 같다.
매우 우려되는 대목도 많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친노동적 정책이다. 벌써부터 상법을 개정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대폭 확대했다. 감사위원 선임시 3%룰도 확대해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대폭 축소하고 소액주주의 영향력을 강화했다. 이는 경영활동을 급격하게 위축시키고, 기업인의 적극적인 의사결정도 어렵게 할 것이다.
노란봉투법도 매우 우려된다. 이 법안은 노조원의 파업을 조장하고 부추기는 것으로 파업조장법으로 불리고 있다. 파업을 해도 노조원에 대한 소송을 크게 제한하는 것이어서 민주노총 등 강성노조가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들의 산업현장에서 잦은 파업으로 생산라인을 멈추게 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한국은 파업공화국으로 전락해 국내외기업들의 해외 이탈과 탈출이 한층 가속화할 것이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어서 기업인들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실용적 정책을 구사하고 있지만, 정작 집권당인 민주당은 반기업친노조악법을 양산하고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실용정책과 혁신, 성장활력 촉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가혹한 규제법안으로 전락할 것이다.
취임하자마자 전국민들을 대상으로 돈을 뿌리는 것도 재정을 거덜낼 포퓰리즘적 행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자식 등 후손들에게 거대한 빚부담을 안겨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국가부채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취임 초기 대규모 빚내기 추경편성으로 국가부채규모를 더욱 가파르게 증가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니기에 재정팽창과 국가부채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국가부채 급증은 다시금 외환위기를 초래할 정책임을 경계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악명 높은 반기업친노조정책,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증여세로 기업들과 부자들의 해외탈출이 러시를 이루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의 우매한 극좌파 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실용정부를 선언했으면 행정부만이 아니라 민주당도 이에 부응한 혁신과 규제개혁법안으로 대통령과 집권당이 싱크로나이징(동시적 상호교류)을 해야 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엇박자를 내면 혁신과 성장활력은커녕 다시금 경제침체와 불황의 늪에 빠질 것이다.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0%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감세와 투자촉진책, 규제개혁에 올인하지 않으면 0%대 성장이 현실화할 수 있다. 경제가 망가지고 실업자가 쏟아지면 이재명 정권도 급속히 쇠락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초거대입법권력을 가진 민주당의 폭주를 견제해야 정권도 성공적으로 순항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이 반기업 악법을 홍수처럼 쏟아내면 그로인한 투자부진과 실업자 양산, 저성장 및 양극화 심화등은 고스란히 대통령에게 가시와 덫이 될 것이다.
경제는 실용이지만, 안보는 불안하다. 취임초기 한미, 한일정상간 통화를 통해 한미동맹과 한일협력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천명한 것은 매우 다행스럽다. 하지만 나토정상회담에 불참한 것은 우려되는 행보다. 자유진영의 정상들이 모이는 것에 불참한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 유럽 일본의 의구심을 크게 하고 있다. 한국이 자유세계의 리더가 될 자격이 있는가 하는 불만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반면 이 대통령이 중국의 9월 3일 항일승전기념 전승절에 자유우방국 원수로는 유일하게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걱정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유진영 국가원수로는 유일하게 중국 항일전승절에 참석했지만,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박 전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은 결과적으로 얻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이례적인 참석에도 불구, 중국 시진핑 공산독재정권은 여전히 북한을 옹호하고 핵을 용인했다. 한국에 대해선 사드보복 등으로 한중관계를 최악의 길로 치닫게 했다. 문재인 정권은 더욱 강한 대중굴신정책으로 미국 일본 등 자유우방국가들의 우려와 불신을 초래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참석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 그가 참석을 강행한다면 미국과 일본의 강한 우려를 낳을 것이며, 향후 대북핵억지력 확보와 북한관련 정보공유, 한국형 핵잠수함 건조, 미군함 건조사업 참여 등에서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
5000만 국민의 안보를 위해서는 한미일 안보협력은 필수적이다. 북핵에 맞서기 위해서도 동맹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민주당 반기업친노조 악법 폭주 정부와 '엇박자' 멈춰야
이재명 정권은 첫발은 잘 내디뎠다. 극단적인 좌파포퓰리즘정책을 펼 것이라는 당초 우려는 사라졌다. 경제팀에 기업인 출신을 기용한 것은 시장을 안정시키고, 혁신과 미래먹거리전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젠 성과를 내야 한다. 0%대 성장추락을 막기 위해선 혁신 규제개혁 감세 국가경쟁력강화를 통해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당의 폭주에 대해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실용정책으로 위기로 치닫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반기업법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경제회복을 둘러싸고 엇박자를 보이기 시작하면 정권의 앞날도 밟지 않을 것이다. 5년 단임정권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실용노선에서 화합을 해야 한다. 손을 맞잡고 나가야 한다.
당태종과 위징의 정치대화록 《정관정요》에는 "兼聽則明 偏信則暗(다양한 의견을 들으면 밝아지고, 한쪽만 들으면 어두워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취임초기 실용노선을 저버리고 특정 진영이나 이념만을 반영하는 국정 운영을 펼친다면 대한민국은 다시금 경제추락과 외교적 고립, 전략적 실패에 직면할 수 있다. 경제는 우클릭행보를 보이면서도 안보는 노골적으로 좌클릭하는 불균형 리더십은 지양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초기의 높은 지지율에 취하면 안된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居安思危)" 경고를 심중에 새겨야 한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人無遠慮 必有近憂(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곧 닥친 근심이 있다)"고 설파했다. 감성에 호소하는 정치는 단기적으로는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가를 위한 비전과 설계가 없다면 머지않아 그 한계와 밑천이 드러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초기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시장은 살리고 자유는 지키는 균형 잡힌 실용주의를 증명해야 한다. 실용의 가면을 쓴 극좌이념 정권으로 전락한다면 훗날 역사에 또 하나의 실패한 좌파정권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전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