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찜한 '오스탈', "로켓처럼 빠른 배"의 대명사

2025-03-19

달리는 한화의 기세가 무섭다. 미국발 훈풍을 탄 한화는 이제 오스탈(Austal) 날개를 달고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국내 방위산업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대자동차·기아 시가총액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시총 27조752억원 수준이던 한화에어로 시총은 18일 기준 24조8240억원으로 8위에 올랐다. 7위 기아와의 격차는 3조5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1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론 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한화그룹 계열사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한화의 호주 조선·방산 기업 오스탈 인수 소식이 나온 직후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미국에 진심이다", "통 큰 승부수를 띄웠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그 이유는 뭘까? 오스탈은 어떤 회사기에 한화의 선택이 박수를 받는 걸까?

오스탈은 1988년 설립된 호주의 방산업체이자 상용선을 건조하는 기업이다. 호주에 본사를 두면서 서호주 헨더슨과 미국 앨러바마주 모빌·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필리핀, 베트남 등에 조선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알루미늄을 사용한 고속선을 건조하는 오스탈은 고속페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조선사다. 특히 두 개의 선체를 이은 듯 한 형태의 쌍동선 건조에 강점을 갖고 있다. 국내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등 340척 이상의 선박 설계건조 이력을 갖추고 있다.

오스탈의 여객선은 전 세계 여러 항로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 2017년 대저해운이 운항하는 울릉~독도 노선에 투입된 '엘도라도호'와 씨스포빌이 취항한 강릉~울릉 항로 '씨스타 11호'가 오스탈에서 건조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한화가 오스탈에 주목하는 이유는 여객선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호주에서 시작된 작은 조선소가 세계 1·2위를 다투는 한화오션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이유는 '특수선' 때문이다.

특히 연안전투함(LCS) 원정고속수송함(EPF), 다목적상륙정(LCU) 등 중소형 특수선에 강점이 있다. 한화오션 호위함·잠수함 등과 비교하면 기술력이 그리 높다고 볼 수 없지만 미국 해군의 LCS를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은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08년 미 해군 LCS 프로젝트는 오스탈의 성장을 견인한 중요한 이정표다. 당시 미국 해군은 오스탈의 혁신적인 선박 설계와 생산 공정의 효율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면서 큰 주문을 수주했다.

LCS 사업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물꼬를 튼 오스탈은 현재 미 해군의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전체 매출액의 80%가 미국 앨라배마 조선소를 통해 발생할 정도다.

오늘날 오스탈을 만든 핵심 기술로는 '배트-윙(bat-wing)'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선박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연료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오스탈이 고속페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스탈의 선박은 호주뿐 아니라 미국·중동·아시아·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서 널리 사용되면서 괜히 오스탈에 '다국적 계약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그냥 붙은 게 아니다.

고속선 건조 경험은 미국 진출의 발판이 됐다. 오스탈이 건조한 미 해군 LCS는 '로켓처럼 빠른 선박, 물 위를 나는 선박'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74㎞로, 기존 군용 선박보다 월등히 빠르다. 덕분에 적의 함정이나 미사일을 피하기 유리해 다양한 군사 작전에서 활용된다.

호주에서 시작된 작은 조선소는 이제 한화를 만나 글로벌 제국으로 성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하이브리드·전기 구동 선박 등 친환경 기술 혁신도 멈추지 않고 있다.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담당 사장은 "오스탈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두 회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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