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하, “왜 이렇게 뚱뚱해” “주근깨는 뭐야”라는 말에 답하고 싶은 말

2025-12-04

배우 김민하 연기의 가치는 극 중 감정이 고조된 장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이 터져 올라 상대에게 격렬하게 무언가를 쏟아낼 때, 아니면 스스로 터져 오를 때 김민하의 연기는 다른 어딘가 혼자 앉아있는 연기가 아니다. 바로 옆 사람이, 바로 앞사람이 그런 사람이 있을 것 같은 실재감이 돋보인다.

이는 그가 망자이거나(조명가게), 시한부로 저승사자를 만났거나(내가 죽기 일주일 전). 살지도 않았던 일본강점기에 있을 때(파친코)도 마찬가지였다. 김민하는 그러한 긴장감으로 1997년 ‘IMF’라 불리던 시대의 풍파를 굉장히 일상적이면서도 개인적으로 소화해낸다. 그는 최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태풍상사’에서 오미선 역을 연기했다.

“IMF 당시에는 세 살, 네 살 정도였어요. 집은 다행히 큰 영향이 없었대요. 하지만 다 힘들었을 시절이니 그런 이야기를 두고두고 많이 들었었어요. 항상 어느 시대는 먹고사는 걱정을 하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실제 연기를 하면서 ‘정말 큰 위기였고, 어둠이었겠구나’ 생각했어요.”

극 중 배경이 되는 태풍상사에서 오미선은 가족을 위해 자신의 대학진학이라는 꿈을 접었지만, 누구보다 초보 비즈니스맨 강태풍(이준호)의 곁을 든든하게 지켰다. 일과 관련된 유대는 나중 연애의 감정으로 피어오르기도 했다. 열정적이고 암기와 계산에는 천재였지만, 또 수수하고 따뜻하기도 했던 인물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딸, 언니, 누나, 동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당대의 유행하던 것들을 하던 인물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화장기도 없었고, 머리나 의상도 시대상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죠. 서울 사투리는 조금 연구를 해야 했던 정도였어요. 영어 대사는 영어를 원래 공부를 했어서 괜찮았고, 중간 태국어는 그냥 들입다 외우는 수준이었죠.”

김송일(구명관 역), 김재화(차선택 역), 이창훈(고마진 역). 이상진(배송중 역)에 이준호 등 태풍상사의 식구들은 헤어지는 것이 눈물이 날 정도로 정이 들었다. 지금까지 영화나, 연속극으로 하더라도 시즌제 시리즈물에서 집약적인 연기를 했던 탓에 16부작으로 긴 호흡이 필요했던 ‘태풍상사’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극의 추이에 따른 대중의 반응을 보고, 각종 플랫폼의 채팅창을 통해 이를 확인했던 것은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

“제가 아무리 판타지에 나오든, 그게 아니든 이야기가 나온다는 건 실존하는 일이라는 거잖아요. 제가 그렇게 ‘있는 일’이라고 상상해야 보는 분들도 설득할 수 있다고 봐요. 제 감정을 전달한다기보다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누군가, 친구들과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느낌을 추구하는 게 제 취향이고, 그 취향이 신념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는 자연스러운 오미선의 스타일을 하기 위해 화장도 배제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김민하하면 떠오르는 주근깨가 드러났다. 김민하는 이 시점에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표현에서 ‘싸우고 있다’는 말도 썼는데. 바로 배우 김민하, 사람 김민하를 바라보는 ‘틀에 박힌 시선’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번 역할을 위해 감량도 나름 했었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배우가 왜 저렇게 뚱뚱해’ ‘배우가 왜 주근깨가 있어’ 그런 말들이었죠. 배우로서 배역을 위해 건강해지는 것은 제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형화된 미에 맞추려고 하는 말은 힘들었죠. 각자의 매력이 사람마다 있는 거고, 배우는 다양성을 말하는 사람이잖아요. 왜 똑같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인터뷰를 통해 많이 말씀드리는 것 같아요. 저는 제 나름의 관리를 꾸준히 하는데도요.”

사실 이 표현은 2022년 애플TV에서 공개된 ‘파친코’에서 선자 역으로 그가 두각을 나타낸 이후부터 그를 따라다닌 말이기도 했다. ‘자연스러움’은 김민하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면서, 일각에서 그를 상처 주려고 한 말의 근거이기도 했다. 그는 10년이 지나도 그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더욱 건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 그는 그런 모진 말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개인적인 복수’였으면 한다는 바람도 건넸다.

“최근 영화 ‘국보’를 봤는데요. ‘국보’나 ‘블랙스완’처럼 인간의 바닥까지 볼 수 있는, 처절한 모습을 담는 역할을 너무 해보고 싶어요. 저만 아는 저의 어두움을 탐험하고 싶은 마음이 크거든요. 지금도 해외 작품 오디션 보고, 다양한 이야기에 관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최근 노래하는 모습도 좋아해 주셨는데, 뮤지컬도 좋아해서 음악영화나 뮤지컬 등도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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