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열풍'에 수혜 기대하는 K-톡신·필러

2025-05-05

GLP-1 계열 비만약의 글로벌 흥행이 의료 미용 산업에 새로운 지형도를 형성하고 있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환자가 피부 처짐과 주름 등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미용 시술을 찾으며 관련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어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는 지난해 글로벌 의약품 매출 순위권에 진입하며 빠르게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은 2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8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비만약으로 인한 급격한 체중 감소는 피부 탄력 저하와 주름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동반하며 이른바 '위고비 페이스' 혹은 '오젬픽 페이스'라 불리는 현상을 유발하고 있다. 이에 피부가 처지고 노화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피부 미용 시술 관련 수요가 함께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성형외과학회(ASPS)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필러,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리프팅은 2023년 가장 인기 있는 미용 시술이었으며 2022년에 비해 성형수술이 5%, 최소 침습 시술이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는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젭바운드'와 같은 GLP-1 체중 감량 및 당뇨병 약물 유행과 이러한 약물로 인한 급격한 체중 감소로 피부 탄력이 감소하는 부작용 때문일 수 있다.

비만약 처방이 미용 시술로 이어지는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안면성형 및 재건외과 학회(AAFPRS)가 지난 2월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이식 시술 건수는 50% 증가했다. 이는 '오젬픽 페이스'를 경험한 환자가 얼굴 윤곽을 개선하면서 잃어버린 볼륨을 되찾고자 하는 경향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외과 전문의 4명 중 1명은 체중 감량으로 인한 미적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 환자들이 덜 침습적인 방법을 찾으며 향후 GLP-1 계열 약물이 필러나 피부 탄력 개선 시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보툴리눔톡신과 필러, 스킨부스터 등을 제조·판매하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에는 대웅제약의 '나보타'와 휴젤의 '레티보'가 판매 중이다. 필러 제품의 경우 아직 미국 진출은 이뤄지지 않았으나 LG화학과 메디톡스가 각각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판매 허가를 받아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아직 초기 단계인 스킨부스터는 파마리서치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쥬란' 승인을 준비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산 필러 수출은 3억4574만달러(약 4782억원)로 사상 처음 3억달러를 넘어섰다. 향후 필러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톡신은 올해 1분기 화성시(대웅제약 추정)와 춘천시(휴젤 추정) 수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23% 증가하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2분기에는 휴젤 '베네브' 정식 출시와 함께 올해 첫 선적이 진행될 예정이며, 대웅제약 나보타 수출 또한 직전 분기 대비 성장이 기대된다.

한편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비만약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540억달러(약 75조7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보톨리눔 톡신 시장은 2022년 72억1000만달러(9조4000억원)에서 연평균 9.6% 성장해 2032년 179억8000만달러(23조6000억원)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필러 시장은 2023년 60억달러(약 8조2980억원) 규모에서 2032년 133억달러(약 18조3939억원)로 연평균 1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스킨부스터 시장이 연간 9.3%씩 성장해 2030년 21억달러(약 2조6623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젬픽 페이스'로 인한 손실된 얼굴 볼륨을 보완하기 위해 필러 시술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며 "체중 감량 부작용 해결을 위한 필러 시장도 연동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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