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마을 ‘한글문학 기획전’, 고려일보 김성조 전 부주필 초청 간담회 개최

2025-11-12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고려인 디아스포라 문학의 뿌리를 재조명하는 ‘한글문학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이에 발맞춰 지난 11일, 고려인문화관은 카자흐스탄 고려일보의 전 부주필이자 고려인 언론계의 대표 원로인 김성조 선생을 초청해 특별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고려일보의 역사와 김성조 선생의 언론 활동을 돌아보며, 고려인 사회가 지켜온 언어와 정체성의 가치, 그리고 그 기록의 의미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김병학 관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김성조 선생 부부를 비롯해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 장원창 전 사할린한국교육원장, 고려인마을주민관광청 해설사, 고려인마을 지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김성조 선생의 생애와 언론 활동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사할린 이주 과정과 부모 세대의 고향 이야기 ▲조선인학교(한인학교) 시절의 한글교육 경험 ▲모스크바 유학, ▲중앙아시아 이주와 신문사 입사 계기 ▲1세대 작가들과의 협업 추억 ▲언론인으로서 느낀 보람과 사명감 ▲후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김성조 선생의 눈빛 속에는 종이 한 장 위에서 역사를 써내려가던 젊은 시절의 열정이 여전히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사할린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마음은 늘 고향을 향해 있었다. 신문사에 들어간 것도, 내게 주어진 숙명이었을지도 모른다. 한글이 사라질까 두려웠고, 그 말 속에 담긴 조국의 숨결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글신문은 디아스포라 고려인 사회의 정신적 고향이었다”며 “언어는 곧 정체성이기에 한 줄의 진실을 위해 노력했던 그 시절이 지금도 제 인생의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김성조 선생은 사할린에서 태어나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한 뒤, 오랜 세월 고려일보 부주필로 재직하며 한글신문 발행과 고려인 사회의 소식 전달에 헌신했다. 그는 중앙아시아 초원에서도 한글의 숨결을 지키며,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했다.

현재는 영구 귀환 후 경기도 김포의 사할린 귀환동포 마을에 거주하며, 고려인 언론사 기록 정리와 후세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장소는 바뀌었지만, 그의 손끝에는 여전히 ‘신문을 만드는 마음’이 남아 있다.

김병학 관장은 “김성조 선생의 언론 활동은 단순한 보도 행위를 넘어,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언어와 기억을 지켜낸 귀중한 역사”라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고려인 언론의 뿌리와 의미를 재조명하고, 후대에 계승할 토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문빅토르 화백 역시 간담회 후 “김성조 선생의 이야기는 단순한 언론인의 회고가 아니라, 한민족이 언어로 이어온 투쟁의 기록”이라며 “그의 삶 자체가 한 편의 역사”라고 평가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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