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대통령을 뽑는 미국 대선이 5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가운데,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 후보가 초박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업계에서 승리를 점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시 업종별 희미도 극명하게 엇갈릴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열린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는 현재 인디애나와 켄터키주(州)를 시작으로 개표를 시작했다. 이날 오후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디애나·켄터키주, 유타·몬태나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버몬트주, 워싱턴DC, 콜로리다주에서 각각 승리했다.
이번 미 대선은 경쟁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초박빙 접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미국 여론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에 따르면 대선 출구조사 잠정 결과 전국 응답자 48%가 해리스 부통령에게 우호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률은 각각 56대 43으로 집계됐다.
가장 수혜를 보는 업종은 조선업계, 직격탄이 예상되는 업종은 배터리 업계로 예측됐다.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석 연료를 중심으로 산업을 키우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데, 국내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 친환경 에너지를 연료로 한 선박 사업을 적극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크게 늘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배터리 업계의 경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가장 큰 원인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는 조 바이든 정부가 주도하는 IRA 법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 IRA는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하고, 특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45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이다. 즉, 배터리 공급이 늘면 보조금 규모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실제 미국에 공장을 둔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누리고 있다. LG엔솔은 지난해에도 4300억원가량의 수혜를 실적에 포함했고, 올해도 IRA로 받은 수혜 금액은 46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올해 3분기 IRA에 따라 103억원, 60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IRA 폐기를 주장하는 등 반(反) IRA 행보를 보여 그가 정권을 잡을 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혜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크다. 앞서 그는 IRA 보조금 수혜에 대해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비관적인 목소리를 꾸준히 낸 바 있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IRA 폐지 등의 극단적인 조치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SK온은 지난 3분기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IRA 전면 폐지는 어려워 보인다"며 "설령 비우호적인 움직임이 있더라도 전기차 보조금 대상의 차량 축소나 보조금 예산 제한 등 제한적인 조치가 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당선이 되어야 알겠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배터리 업체들이 받는 수혜는 이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폐지는 아니더라도 개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