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아휴직이 저출산 해소 대책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우수 기업들의 육아휴직 사용 현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일 데이터뉴스가 2024년 매출(개별 기준) 상위 10개 상장사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분석한 결과, 모수 대상이 다른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8개 기업 중 삼성전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당해 출산 이후 1년 이내에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 중 당해 출생일로부터 1년 이내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은 39.5%였으며, 남성은 13.6%, 여성은 97.8%로 모두 평균 보다 높았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육아휴직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부모의 당해년도 육아휴직 사용률은 32.9%(남 7.4%, 여 73.2%)였다.
삼성전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은 이유로 복지가 꼽힌다. 이 회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 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육아휴직에서 복직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 멘토링, 재택근무 등을 지원하는 리보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임신과 출산으로 임직원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유급 15일(다태아 20일)의 배우자 출산휴가, 유급 5일의 난임 휴가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으로 LG디스플레이(28.9%), 한국전력공사(27%), LG전자(24.8%), 포스코인터내셔널(18.2%), 현대자동차(15%), 기아(15%), 에쓰오일(9.8%) 순으로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았지만, 7사 모두 2023년 평균 육아휴직 사용률은 넘지 못했다.
여성 육아휴직 사용 현황에서도 삼성전자(97.8%)가 1위를 기록했다. 남성의 경우 한국전력공사(22%)가 8개사 중 유일하게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20%를 넘기며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에쓰오일은 남성 직원이 전체의 91.9%이고,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3.7%로 낮아,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이 8개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만,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2년 1.0%, 2023년 0.0%보다는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아버지의 육아 참여가 아이의 두뇌 발달 등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학계에 지속 보고되는 등 남성의 육아 참여 중요성이 제고되는 가운데, 8개사 모두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여성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에 따라 남성도 육아휴직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관련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진이 1958년생 영국인 남녀 1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 시절 아빠과 시간을 많이 보낸 자녀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IQ, 사회적 신분상승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진은 24개월 아이를 1년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아버지의 어휘가 아이의 언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