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여파에도 살아남은 SKT…정부 측 질문 “할 수 있어요?” [팩플]

2025-08-10

‘국가대표 AI’ 5팀 릴레이 인터뷰 ② SK텔레콤

‘국가대표 인공지능(AI)’ 타이틀을 건 ‘데스매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2000억원 규모 정부 지원을 받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착수할 5개 정예 팀이 선발되면서다. 이들은 앞으로 2년간 최신 글로벌 AI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을 목표로 AI 모델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내놓는 공개 평가를 통해 최종 2개 팀만 남는 생존 경쟁을 벌이게 된다. 팩플이 이번에 선발된 5개 팀을 각각 인터뷰 해 이들이 말하는 ‘K-AI’의 비전과 각 팀이 품고 있는 생존 전략에 대해 들어본다.

①카카오·KT 제친 게 이변? NC AI “14년 AI 뚝심 있었다” [팩플]

위기 이후 찾아온 기회, 끝까지 살릴 수 있을까. 지난 4월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었지만, 최근 정부의 ‘국가대표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할 5개 기업 중 한 곳이 된 SK텔레콤(SKT) 얘기다.

SKT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크래프톤(게임사), 포티투닷(자동차), 리벨리온(반도체)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SKT가 꾸린 이 정예팀은 옴니모달(Omni-Modal)을 추구한다. 옴니모달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팀을 이끈 김태윤 SKT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부사장)은 6일 서울 을지로 SKT 사옥에서 열린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X(AI 전환) 축에서 전략은 5개 팀 중 LG와 비슷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서비스 축을 놓고 보면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영역에서 에이닷(SKT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크래프톤의 게임, 모바일이란 강점이 우리만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프로젝트에서 직접 발표했다. SKT는 어떤 피드백을 받았나.

“진짜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우리 목표가 도전적으로 보였나 보다. 구체적인 모델의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경쟁에서 이기는 모델을 만드는 게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아니다. 5개 팀 간 경쟁은 큰 의미가 없다. 1년 후 모델을 내놓았을 때 글로벌 수준에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 이걸 위한 목표를 제시했다.

평가 항목에서 정부가 강조한 건 사전 학습된 모델이나 데이터 없이 백지부터 AI 모델을 만드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였다. 일각에선 SKT가 앤스로픽 모델을 기반으로 튜닝 전략을 택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비즈니스는 전쟁판이다. 우린 투트랙 전략을 쓴다. 백지에서 만드는 것 하나, 그리고 오픈소스로 만드는 것 하나. 둘 다 하고 있다. 프롬 스크래치로 만드는 게 ‘에이닷 엑스3’고,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게 ‘에이닷 엑스4’다. 둘 다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국가과제는 프롬 스크래치를 요구해서 프롬 스크래치로 갈 것이다. 기술적인 장벽을 특별히 느끼진 못한다.

SKT 컨소시엄의 강점 중 하나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업을 통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다. GPU는 AI 모델의 방대한 연산 작업 등을 위한 필수 자원. SKT는 지난 6월 AWS, SK그룹 멤버사들과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 AI DC(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 가동이 목표다. 김 담당은 “AWS와 손잡은 AI DC 사업 덕분에 대규모 GPU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확보한 GPU는 과제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신사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궁극적으로 어떤 모델을 지향하나.

기술적인 목표와 유용성 측면의 목표가 있다. 이 과제의 핵심은 기존에 우리나라 오픈소스 모델보다 한 단계 큰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글로벌 모델들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강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이를 달성하려는 노력과 실제 이 기술이 모든 사람한테 유용할지 여부는 별개 문제다. SKT의 핵심 가치는 이 유용성에 있다.

그 핵심 가치를 반영한 제품은 어떤 형태일까.

일단 SKT가 에이닷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그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 컨소시엄 참여사인 라이너는 텍스트 기반 정리와 검색에 강하다. 글로벌 게임사 크래프톤, 현대차 계열사인 포티투닷도 글로벌 서비스와 제품에 강점이 있다. 우리 모델을 이 기업들과 잘 활용해서 실제 서비스로 끌고 가는 게 중요한 목표다. 반도체 분야에선 리벨리온, 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통해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실증도 추진한다.

전략이 이번에 선정된 5개 기업 중 LG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그룹사(SK하이닉스 등) 역량을 기반으로 빠르게 레퍼런스(수주 사례)를 확보하는 건 LG와 비슷할 수 있다. 다만 서비스를 놓고 보면 B2C 영역에서 에이닷, 크래프톤의 게임, 모바일이란 강점이 SKT 컨소시엄만의 차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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