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전문성을 길어올리다

2025-11-11

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

최현희 지음·위고·1만9000원

초등학생인 아이가 친구들과 주고받는 말을 듣다 보면 아찔해질 때가 있다. 남자아이들은 욕을 일상어처럼 쓰고, 때론 뜻도 모른 채 혐오 표현을 내뱉기도 한다. 아이와 친구들을 붙들고 “그런 말은 절대 쓰면 안 된다”고 혼을 내고, “욕 안 할게요”라는 다짐까지 받아내지만 그때뿐이다. 아이들은 마냥 순수하거나 착하지 않다. 욕심도 많고 누군가를 질투하고 다투고 사랑을 갈구하기도 한다. 그 마음이 서로 부딪히는 교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우리 학교엔 페미니스트 교사가 필요합니다”라는 인터뷰 영상으로 잘 알려진 ‘마중물샘’ 최현희 교사가 지난 4년간의 교단 일기를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책에서는 저자가 학생들의 말과 행동을 살피며 수업에 초대하기까지의 ‘고군분투’가 생생하게 담겼다. 그는 “그렇게 수업 중에 학생과 연결되는 것. 나는 이것이 교사의 사랑이고 교사의 전문성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최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한 학생은 일기에 “오늘의 학교가 마음에 들었다”고 썼다.

‘느금마(상대의 어머니를 비하하는 말)’라는 혐오의 말이 오가는 6학년 수업에서는 ‘노 키즈 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노 키즈 존의 부당함을 잘 아는 아이들은 ‘아동 혐오’와 ‘여성 혐오’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문제점을 스스로 깨닫는다. 남학생이 고무줄로 머리를 묶는 것에 웃음을 터뜨리는 2학년 교실에서는 고정관념에 관한 이야기가 오간다.

저자는 “오늘도 각자의 교실에서 애쓰고 있을 교사에게 말을 건네는 마음으로, 내 교실을 먼저 열어 보이며, 그럼에도 교실에서만 만날 수 있는 기쁨과 희망을 함께 보자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했다. 교사뿐 아니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전국 언론 자랑

윤유경 지음·사계절·1만9000원

솔루션 저널리즘이 일상화된 옥천신문. 지역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원주투데이 등 지역 언론의 활약상을 기록했다. 저자는 “중앙 언론이 ‘소멸위기’라고 경고만 할 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곳에서 이들은 ‘소멸’이 아닌 ‘삶’의 이야기를 길어 올리고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

남재작 지음·김영사·2만4000원

<식량위기 대한민국>을 쓴 남재작 한국농업정밀연구소 소장의 두 번째 책. 저자는 지금처럼 식량자급률을 높이거나 쌀 수입을 막는 정책만으로는 한국의 식량안보를 지킬 수 없으며, 규모화·집적화 등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모두 씨앗이다

남효창 지음·책이라는신화·1만9000원

멧돼지가 주둥이로 파헤친 자리를 보면, 잠들어 있던 씨앗이 빛과 공기를 만나며 발아할 준비를 한다. 동물들이 갉아 먹은 도토리의 껍질은 개미집의 벽이 되고, 달팽이가 비바람을 피하는 임시 거처가 된다. 저자는 “(존재들이) 흩어져 서로 얽힐 때 생명은 살아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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