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 송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57)과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75)이 과세당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버닝썬’ 사태에 연루된 클럽 아레나의 전 실소유주 강범구씨(52)도 수백억원대 탈세 혐의가 유죄로 확정돼 이름이 공개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 기준 2억원 이상의 국세를 1년 넘게 안 낸 고액·상습체납자 1만1009명의 이름을 12일 공개했다. 올해 신규 공개 대상은 개인 6848명(4조661억원), 법인 4161개(2조9710억원)다. 총 체납액은 7조371억원이다. 신규 공개 대상자는 지난해보다 1343명 늘었고, 체납액도 8475억원 증가했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선박 임대업을 운영하며 ‘선박왕’으로 불렸던 권혁 시도그룹 회장으로 종합소득세 3938억원을 내지 않았다. 권 회장은 1990년 선박업체 시도물산을 설립한 이후 한국·일본·홍콩 등에서 사업을 해왔다. 조세회피처에서 역외 탈세를 하다가 국세청으로부터 2011년 4000억원대의 세금을 추징받았지만, 14년째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다. 권씨는 현재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살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도 증여세 등 165억원을 체납해 상위 10위에 들었다. 김 전 회장은 대북송금·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북송금 사건에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하려는 검찰로부터 회유를 받았다는 의혹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국세청은 조세포탈범 50명의 이름도 공개했다. 사기 등 부정한 행위로 2억원 이상 국세를 포탈해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들이다. 포탈 세액 총액은 1992억원이었다.
가장 포탈 세액이 많은 사람은 총 537억원을 포탈한 유명 클럽 아레나의 실소유주 강범구씨였다. 클럽 아레나는 2019년 ‘버닝썬’ 사태 때 아이돌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성 접대를 제공한 곳으로 지목된 곳이다. 강씨는 현금 매출에 대한 수입 신고를 누락하고 장부를 파기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징역 8년에 벌금 544억원을 확정받았다.
아레나의 서류상 대표인 임채권씨(48)도 212억원을 포탈해 징역 3년에 벌금 220억원을 선고받아 이번에 이름이 공개됐다. 임씨는 강씨에 이어 두 번째로 포탈 세액이 많았다. 두 사람이 포탈한 세금만 749억원에 달한다.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24곳도 공개했다.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했거나, 공익법인에 무상으로 재산을 제공한 출연자나 그 가족 등을 임직원으로 고용해 상속·증여세법 위반으로 1000만원 이상을 추징받은 경우 명단이 공개된다.
거짓 기부금 영수증을 가장 많이 발급한 곳은 어울림교회(유남규 목사)로 309건, 22억4000만원어치를 발급했다. 추징세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으로 증여세 1억6500만원을 추징받았다.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를 유형별로 보면, 종교단체가 16개(67%)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는 수백만원만 기부받고도 기부자의 세금 포탈을 돕기 위해 영수증 발급 액수를 억 단위로 끊어주는 경우도 있었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신고해 체납액을 징수하는 데 기여한 신고자에게 최대 3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참고해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알고 계신 여러분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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