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노장 투혼- 양영석(문화체육부장)

2024-10-07

운동선수들의 직업 수명이 짧다.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나이가 들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종목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대 초·중반에 전성기를 보낸 이후 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 해설가 등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은퇴했을 법한 나이에 현역으로 뛰며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노장 선수들이 있다.

▼추신수가 지난 9월 30일 42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 이후 38세인 2020년까지 1652경기,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출장,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코리안 빅리거 최다 기록’이다. 2021년 KBO리그에 입성해서는 출장, 안타, 타점, 홈런, 도루 등 타자 최고령 기록을 모두 바꿔놨다. 추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오전 5시 스프링캠프에 출근해 개인 훈련을 마친 다음 팀 훈련에 임한 일화로 유명하다.

▼최경주는 54세 생일날인 지난 5월 19일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우승했다.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최상호(50세 4개월 25일)가 세웠던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KPGA 투어에서 19년 만에 나온 50대 우승자이기도 하다. 그는 좋아하던 와인을 아예 입에 대지 않고 탄산음료에 이어 커피마저 끊었다고 한다.

▼녹슬지 않는 기량과 관록으로 젊은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노장들의 활약은 결코 요행이 아니다. 의학기술과 선수 관리 시스템의 발달로 스포츠 선수 생명이 길어지긴 했지만,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체력적인 한계를 이겨내고 정상급 기량을 발휘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금욕주의에 가까운 자기 관리와 피나는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양영석(문화체육부장)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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