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티 마커를 박살내 주목받았던 티럴 해턴(잉글랜드)이 DP월드투어 히어로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역전 우승했다. “남들처럼 따분한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던 그의 열정을 우승으로 연결지었다.
해턴은 2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에미리츠G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치고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 대니얼 힐리어(뉴질랜드)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LIV골프 소속이지만 올해 열리는 라이더컵 출전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항소를 통해 DP월드투어 회원자격을 지키고 있는 해튼은 이로써 지난해 알프레드 던힐 링크스 챔피언십(10월)이후 3개월 만에, 유럽투어 통산 8승을 거둬들였다.
해턴은 이날 우승으로 올 시즌 DP월드투어 순위인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1위로 올라섰고 세계 17위에서 톱10으로 진입하게 됐다. DP월드투어 특급대회인 롤렉스 시리즈 5승도 달성했다. 롤렉스 시리즈 5승은 존 람(스페인) 이후 두 번째다.
해턴은 우승후 “꿈이 이뤄진 순간”이라며 기뻐했다. 라이더컵 출전이 최대 목표인 그로서는 포인트가 많이 걸린 이 대회 우승이 꼭 필요했다.
“이 대회와 4개의 메이저 대회는 최대한 많은 포인트를 얻고 라이더컵 자동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DP월드투어의 상징적인 이 대회에서 우승해 내 이름이 이 놀라운 우승자들의 목록에 추가되고, 트로피에 새겨졌다는게 꿈이 이루어진 순간처럼 느껴진다.”
1타차 2위로 출발한 해턴은 5번홀(파4)에서 1.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고 동반자 힐리어를 앞질렀고, 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더하며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해턴은 16번홀(파4)에서 환상적인 웨지샷으로 핀 바로 옆에 붙여 탭인 버디를 넣어 2타차로 앞서 승리를 굳혔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해턴은 지키기에 나섰고, 힐리어가 버디를 낚았지만 1타차 우승은 변함이 없었다.
해턴은 전날 3라운드 7번홀(파3)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티샷이 나오자 옆에 있던 티 마커를 클럽으로 박살내며 분풀이를 했다. 경기후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었지만 나만의 열정을 지키고 싶었고, 다른 선수들처럼 따분하게 되고 싶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당당하게 말했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날 6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공동 4위(12언더파 276타)로 마쳤다.
세계 223위 힐리어는 이날 1언더파 71타에 그쳐 1타차 2위로 밀렸다. 인생을 바꿀 수 있던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그는 “이 기분은 정말 달콤씁쓸하다”며 “오늘은 최고의 플레이를 보이지 못했지만 끝까지 열심히 싸웠다”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