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기생충' 이후 5년 만에 컴백하는 봉준호 감독이 신작에서 또 한 번 계급과 계층 문제를 다룬다.
20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미키 17'이라는 영화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SF 영화지만 동시에 인간 냄새로 가득한 SF 영화"라고 소개하며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미키는 평범하고 힘없고 불쌍한 청년이다. 인간 냄새 물씬 나는 새로운 느낌의 SF로 여러분을 만나게 돼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키 17'은 복제인간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한 사내를 주인공으로,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계급 간의 모순을 파고든 SF 작품이다.
'기생충'에 이어 또 한 번 계급 문제를 다룬 것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계급 문제라고 하니까 좀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이 주인공이 불쌍하다고 했는데 왜 불쌍한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친구의 직업이 반복적으로 죽어야 한다. 죽기 딱 좋은 현장에 투입돼 계속 죽는 게 직업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목에 17이라는 숫자는 이 인물이 17번 죽는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죽을 때마다 새롭게 출력이 된다. 복제인간 클론하고는 다르다. 프린터기에서 서류 뽑듯 인간이 출력된다. 그 자체로도 비인간적이지 않나. 원작 소설은 '미키 7'인데 원작의 핵심도 '인간이 출력된다'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사람이 계속해서 출력된다고 생각하면 슬프지 않나. 이런 극한의 처지에 있는 노동자 계층, 이를 통해 계급 문제도 자연스레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거창하게 계급 투쟁을 다룬다는 정치적 깃발을 든다기보다는 이 인간이 얼마나 불쌍한가. 이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가를 집중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미키 17'을 가이드했다.
'미키 17'은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한 SF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각색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투영해 새로운 스타일의 SF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후문이다.
'미키 17;은 오는 2월 28일 국내 개봉한다.
<사진 =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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