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미국만’ 이어···“트럼프,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명칭 변경 계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에 위치한 ‘페르시아만’ 이름을 ‘아라비아만’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맞춰 이러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순방에 나선다.

페르시아만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 위치한 지중해로 인도양 일부다. 이 해역은 16세기부터 페르시아만(Persian Gulf)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이란을 제외한 주변 아랍국들이 이란의 옛 이름인 페르시아에서 따온 ‘페르시아만’ 대신 ‘아라비아만’이란 명칭을 쓸 것을 주장하면서 당사국들 사이 신경전이 이어져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페르시아만의 미국 내 표기를 ‘아라비아만’으로 바꾸라는 행정명령을 내릴 경우 미국과 핵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당시 한 연설에서 해당 해역의 명칭을 ‘아라비아만’으로 표현했을 때 하산 로하니 당시 이란 대통령은 “지리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페르시아만 명칭을 고수해온 이란은 2012년 구글이 지도 서비스에서 이 해역의 명칭을 공란으로 비워두려 했을 때 소송을 걸겠다고 위협한 적도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현재 구글은 미국 내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에서는 ‘페르시아만(아랍만)’으로 명칭을 병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올해 1월20일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바꾸도록 지시해 멕시코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백악관 출입기자단에서 AP통신을 배제해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은 언론사의 ‘관점’을 빌미로 한 제재는 언론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백악관이 AP통신에 대한 취재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고 지난달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