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석 원장의 치과 이모저모] ‘의대생 증원 사태’에 대한 치과의사의 소회(7)

2024-10-17

서울S치과 서준석 원장

그렇다면 과연 현재의 의정갈등 상황에서 갈등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의대생과 전공의는 어떠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10월 15일까지의 진행 상황을 보면, 앞선 6편에서도 얘기했듯이, 의료계의 선배이자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협회나 의대교수들에게 정부와의 갈등을 푸는 역할을 맡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애초, 그들의 입장이 전공의나 의대생의 입장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인데, 한마디로 말해, 잃을게 많고,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의사협회의 지도부나, 전국 의과대학의 교수들은, 결코 지금 휴학과 사직으로 배수의 진을 친 그들의 후배이자 제자인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 10일 오후 서울대 의대에서 열린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정부관계자인, 장상윤 수석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과 토론을 벌인, 서울대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강희경 교수와 비대위원인 하은진 교수의 입장만 봐도, 그들은 절대 사직중인 전공의와 휴학중인 의대생의 입장을 대변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전공의들 사이에는, ‘대체 이 두 교수가 어떻게 의사를 대표해서 정부와의 토론에 참여했는가, X맨 아니냐?’는 자조 섞인 한숨마저 나왔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또 다른 의료계의 어른이자, 공식적으로 의사를 대표하는 유일한 집단인 의사협회는 어떠할까? 의사협회의 회장인, 임현택 회장은, 지난 10월 2일 무려 대한 의사협회 회원 10명 중 9명이, 임현택 회장 불신임안에 찬성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의사들의 대표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의 이해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의 입장을 대변하고, 정부 상대로 적극적인 투쟁에 나서기는커녕, 언론에 막말을 수차례 쏟아내고, 의미없는 정치적인 활동을 강행하면서, 전공의의 대표인 박단 대표와 SNS를 통해 설전을 벌이는 등, 스스로 자격 미달의 의협회장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 10월 15일인 지금까지의, 부끄러운 의사협회장의 모습이다.

즉, 이번 ‘의대생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갈등’에 대해 가장 큰 이해 당사자이자, 해결의 키를 가지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의료계의 어른이자 선배라고 할 수 있는 의사협회와 의대 교수들의 도움없이, 정부와의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고립무원의 안타까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혹자는 이런 상황에서, 강경 일색인 정부와의 투쟁에서 과연 이길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앞에서 얘기했던 2000년 이후, 수차례 실패했던, 정부와의 투쟁과 달리, 이번 의정갈등 및 투쟁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승산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그 이유에 대해 다음편에서 자세히 말해보도록 하겠다.

<본지 609호에 7화로 나간 것을 6화로 정정하며, 이번 글이 7화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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