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큰 이스라엘…사우디 머리위로 미사일 띄워 도하 핀셋 타격

2025-09-13

하마스 제거 내세워 '중재국' 카타르 폭격 감행…불과 몇분전 美에 통보

홍해로 전투기 띄워 공대지 미사일 폭격…사우디 영공 피하려 우주로 고각 발사

이스라엘이 지난 9일(현지시간) 카타르를 공습했을 당시 막무가내식으로 공격을 감행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를 내세워 미국의 우방인 카타르를 공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음에도 공격 시작 직전까지 이를 미국에 알리지 않았으며 정확한 공격 목표도 공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타르가 사우디 아라비아 바로 옆에 붙어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홍해 상공으로 전투기를 띄워 탄도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정밀 타격하는 '간큰' 행보도 보여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터뷰해 12일(현지시간) 보도한 카타르 공습 전후 비화 내용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카타르를 빠르게 공습해 미국이 반대할 기회를 막자는 계획을 짰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은 공습 시작 단 몇분 전에 미국에 이를 통보했다. 공습을 통보하는 과정에서도 목표물이 정확히 어디인지 미국에 말하지도 않았다.

미국이 우주에 있는 적외선 감지 장비를 이용해 이스라엘의 미사일 발사 위치와 그 궤적을 분석, 공습 목표가 카타르 도하라는 사실을 알아냈을 땐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고 미국 관리들을 전했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 작전을 파악한 후 곧바로 백악관에 보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에게 당장 카타르에 이 내용을 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수도 도하에 미사일이 떨어진 10분 뒤에 미국으로부터 공습 위험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를 뒤집거나 중단할 방법이 없었다"며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이스라엘은 카타르가 사우디아라비아 영토 한쪽 끝에 붙어있어 자칫해 미사일이 공격 목표를 벗어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 피해를 줄 수 있음에도 이를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침범했다는 국제사회 비난을 피하기 위해 공대지 미사일을 우주 상공까지 쏘아 올리는 치밀함도 드러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을 규탄했으나 미사일이 자국 영토를 통과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WSJ는 "이러한 공습 디테일은 이스라엘이 장거리 미사일 이용해 어떻게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국의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오퍼 구터만 선임 연구원은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을 국제법과 규범을 고려하지 않는 불량 국가(rogue state)로 묘사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라며 "역내 아랍 국가 사이에서 이스라엘을 패권적 야망을 지닌 돌발 국가로 바라보는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고 짚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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