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도 흑자전환 문제없다는 SK온...전문가는 '글쎄'

2024-09-27

전기차 캐즘에 백기 든 SK온, 희망퇴직 단행

전문가들 "그룹의 지원에도 단기적인 회복은 어려워 보여"

SK온이 자구책을 마련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이 장기화하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하겠다는 뜻이다. 연속 적자에 허덕여온 SK온이 업황 악화로 구조조정까지 내몰린 가운데 연내 흑자전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오랜 적자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했다. 전날 SK온은 모든 임직원에게 희망퇴직과 무급휴가에 대한 설명을 담은 ‘뉴챕터 지원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SK온의 이같은 결정은 11개 분기 연속 적자에 따라 지난 7월 선언한 비상경영체제 전환의 연장선이다. 전기차 판매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조직을 슬림화해 경영 효율을 내겠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업계는 SK온이 지속되는 적자 행진을 끊어내기 위해 고삐를 죄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흑자전환하겠다고 했는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사활을 거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그룹이 나서서 'SK온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힘 입어 목표에 근접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적자가 오래 지속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온 역시 당초 목표였던 연내 흑자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기조다. 내부적으로도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SK온은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포드용 생산라인을 현대차·기아용으로 바꿔 배터리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도 내놨다. 내달 가동하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LFP배터리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췄다. LFP배터리는 저가형 배터리 경쟁에서 점유율을 꾀차기 위해 필수인 포트폴리오다. 이존하 SK온 부사장은 지난 24일 열린 'SNE리서치 제15회 코리아 어드밴스드 배터리 콘퍼런스 2024'에서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황이고 보완할 점을 수정 중에 있다"면서 "각각 OEM이 요구하는 니즈에 맞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내부 기대와는 온도차가 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SK온이 잘하고 싶은데, 총알이 없어 동력에 힘이 부족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 허리띠를 졸라 매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SK그룹이 배터리 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미에서 돕고 있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문 교수는 "미국에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 전기차 시장도 활기를 띄지 않는 모양새라 자구책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만년 후발주자의 이미지를 벗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에서도 SK온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 24일 열린 '2024년 9월 크레딧 세미나'에서 후발 주자인 SK온에 대한 향후 전망이 어둡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CAPA가 늘어난 상황에서 북미 쪽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가동률이 계획대로 올라오지 못하고, 결국 고정비를 커버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주사에서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근원적인 영업 수익 창출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투자 부담을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온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전기차 캐즘으로 사업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경영 효율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짧은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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